'해외 영업맨' 역할 이곳저곳 뛰어다닌 정 회장
부진한 해외수주 실적 개선 기대감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시장 개척을 경영 기조로 삼고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대우건설 |
[더팩트|이중삼 기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해외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개척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아예 이를 경영 기조로 삼았다. 직접 해외 현장 경영에도 나섰다. 해외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는데 집중했다. 성과도 속속 내고 있다. 정 회장의 중장기 목표는 해외 분야 매출을 전체의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외시장에서도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해외에 답이 있고, 해외에서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확대에 방점을 찍은 정 회장은 향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 마련에 나섰다. 스스로 '해외 영업맨'을 자처하며 현장 경영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직접 발로 뛴 만큼,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 10월 대우건설이 낙찰자로 통보받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수차례 현지를 찾아 수주에 공을 들인 끝에 활로 개척에 성공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11월 국빈으로 방한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국가최고지도자를 만나 현지 진출에 대한 의지를 전달한 뒤 비료공장 2건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이후 지난해 5월과 11월, 올해 6월과 11월 총 네 차례 현지를 찾아 수주를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1건의 미네랄 비료공장 건설공사에 대해서만 낙찰자로 통보받았지만, 신규 진출하는 국가에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해 검토한 결과이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대우건설은 전했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을 중앙아시아의 거점 시장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개발 경험이 부족해 속도를 내지 못한 나라들이 많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안정적인 국내 환경을 기반으로 신도시·인프라·친환경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동시에 대우건설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는 해외 도시개발사업이다. 해외시장을 둘러보면서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해외 네트워크와 중흥그룹의 경험·노하우 등을 결합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까지 전 세계 16개 국가를 찾아 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베트남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글로벌 건설기업 토대 마련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 네 번째)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아 건설·전력·생산담당 부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대우건설 |
대우건설은 올해 8월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자로 승인받았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베트남 타이빈성의 성도 타이빈시 일대에 약 96만3000㎡ 규모의 주거, 상업, 아파트, 사회주택 등이 들어선다. 내년부터 오는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약 3억9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신도시로 조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의 경험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번 신도시 개발계획을 직접 주도해 주거, 상업, 교육, 녹지, 문화 등이 통합된 균형적인 신도시로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인도, 나이지리아, 캐나다 등 세계 여러 곳에서 개발사업을 검토해 장기적으로 해외 분야를 전체 매출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은 글로벌 건설기업으로의 성장을 노리는 대우건설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본다"며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고 했다. 한편,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성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부진했던 해외수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1~3분기(누계) 해외 신규수주액은 293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4061억원) 대비 87.7% 급감했다.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3조500억원) 대비해서는 9.62%에 그친다. 지난 10월 발표된 한화투자증권 기업 리포트에서는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저조했고, 이익률 개선도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외수주 기대감으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 낙찰자로 선정되고, 베트남에서도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자 승인을 받는 등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나이지리아, 이라크, 베트남 등 주요 해외 거점국가에서 양질의 수주와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올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j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