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16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확신하며 베팅을 확대했다.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테슬라 등은 무더기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58포인트(0.25%) 내린 4만3717.4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2.99포인트(0.38%) 오른 6074.08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7.17포인트(1.24%) 상승한 2만173.89로 역대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뛰었다. 애플은 1.17% 상승했고 알파벳과 테슬라는 각각 3.54%, 6.14% 치솟았다. 지난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11.21% 급등했다. 반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1.68% 밀렸다. 자동차 기업 포드 모터스는 미국 제프리스가 재고 과잉 우려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조정하면서 3.85% 떨어졌다.
이번 주 Fed가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를 밀어올렸다. 시장은 Fed가 오는 17~18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5.4% 반영 중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4.6%다.
관건은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와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예상치를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이다. 미 경제가 강력하고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일각에선 Fed가 2025년 금리 인하 전망을 종전 4회(100bp·1bp=0.01%포인트)에서 2~3회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Fed가 금리를 내려도 내년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기에 앞서 이뤄지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인하'가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9월 첫 금리인하 뒤 실업률은 안정됐지만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했다"며 "FOMC의 모든 결정과 기자회견이 대대적으로 다뤄지지만 2024년 마지막 결정과 기자회견이 가장 흥미로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최근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시장이 광범위하게 상승했던 '트럼프 랠리'가 진정되고, 일부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는 좁은 범위의 랠리가 전개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찰스 슈왑의 조 마졸라 트레이딩·파생상품 전략가는 "우리가 보고 있는 시장의 폭이 다소 좁아지기 시작했고 몇몇 종목에만 더 많이 집중된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에는 미 경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도 잇달아 발표된다. 17일에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11월 소매판매 지표, 오는 19일에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나온다. 20일에는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공개된다.
국채 금리는 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수준인 4.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1bp 상승한 4.25%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