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테슬라 밸류체인 기업들의 주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CATL은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ESS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 부진과 미국 보조금 의존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CATL과 파나소닉의 주가는 각각 86.64%, 15.76% 상승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9.60% 수익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엘앤에프도 -47.34% 수익률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차이를 만든 핵심 요인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과 투자 전략을 꼽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CATL은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여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미국 내 공장 건설까지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파나소닉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 이익을 개선했다. 과거 ESS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연이은 화재 사고로 투자를 줄이는 동안 파나소닉은 꾸준히 점유율을 늘렸다. 3분기 기준 파나소닉의 전지 매출에서 ESS 비중은 약 35%로 LG에너지솔루션(10%), 삼성SDI(20%)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보조금 수혜에만 의존하며 사업 전략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AMPC(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보조금 4660억원이 포함된 결과로 실질적인 사업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배터리의 대부분이 유럽 시장으로 향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의 테슬라 판매량 저조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동력도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주로 유럽 시장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테슬라의 유럽 지역 판매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테슬라 밸류체인 기업들이 테슬라의 성장에 따른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