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주환원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선 배당액, 후 배당일’을 권고한 뒤 배당기업이 크게 늘었다. 어려운 시기지만 투자자 신뢰를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배당액과 규모를 발표한 기업이 32곳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10개사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배당 발표 기업이 급증한 것은 단순히 주주 환원 강화뿐 아니라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했다.
이달 배당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을 살펴보면 셀트리온은 총 1537억7315만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주당 배당금은 750원이다. 하나투어는 주당 2300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배당률 3.88%에 해당하며, 배당금 총액은 356억2670만원에 이른다.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도이치모터스(7.50%)이며 주당 380원, 배당금 총액은 109억9988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어 KX 6.4%(주당 190원, 총 81억2066만원), KG이니시스 5.6%(500원, 133억924만원), 링네트 5.40%(240원, 38억2503만원) 등으로 시가배당률 5%를 넘겼다.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주가 하락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당 시즌은 투자자들에게 배당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다.
주목해야 할 기업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은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해당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배당금 총액이 큰 기업은 자금 여력이 충분해 배당 지급이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배당으로 인해 성장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주당 배당금이 많은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직접 수익을 제공하지만 배당금이 지나치게 많으면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배당 기준일 이후 주가는 통상적으로 배당금만큼 하락할 때가 많아 단기 투자자들에게 손실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고배당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도 재무 구조가 취약하면 장기적으로 배당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주는 연말까지 국내 증시에 주요 투자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들은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