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7일(현지시간) 장 초반 하락세다.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소화하며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Fed가 다음 날 신중한 통화완화 방침을 재확인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후 12시1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2% 내린 4만3491.78을 기록 중이다. 다우지수가 이날 하락으로 거래를 마칠 경우 1970년대 이후 첫 9거래일 연속 약세 마감이 된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37% 밀린 6051.8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5% 떨어진 2만104.15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JP모건 체이스가 0.82% 내리는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1.09%,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32% 약세다. 지난주 시가총액 1조달러를 첫 돌파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4.43% 하락 중이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1.28% 내리고 있다. 애플은 0.8%, 테슬라는 0.68% 오름세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 소매판매 지표는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는 7246억달러로 집계돼 전월 보다 0.7%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6%)와 10월(0.5%) 수치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떠받치는 핵심축인 소매판매 강세로 미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거듭 확인됨에 따라, Fed가 앞서 예고한 바와 같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은 일단 이달은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5.4% 반영 중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4.6%다. 관건은 내년이다. 미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상태를 지속하면 Fed가 이달 금리를 내려도 내년 1월 통화완화 중단에 앞서 이뤄지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다음 날 Fed가 공개할 금리 인하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종전 4회((100bp·1bp=0.01%포인트)에서 3회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건 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소매판매와 같은 더 강력한 경제 지표는 Fed가 내년 1월에 금리 인하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사장은 "다음 날 Fed의 결정이 주식과 채권에 긍정 또는 부정적이냐, 중립적이냐는 실제 금리인하가 아닌 2025년 인하에 대한 FOMC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소매판매 외에 미 경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경제 지표는 이번 주 연이어 공개된다. 오는 19일에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 20일에는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온다.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2bp 내린 4.37%,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bp 미만 밀린 4.24%선을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