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 투자실적이 33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내년에도 지원 확대와 규제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외국인투자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외국인 투자실적은 지난 17일 신고금액 기준 총 330억70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 늘었다. 지난해 연간실적 327억1000만달러보다 많아 이미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제조업 투자가 140억1000만달러로 전체 42.3%를 차지했다. 증가세도 전년보다 29.3% 늘어 가팔랐다.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에 투자한 금액도 13억3000만달러로 46.3% 늘었고, 바이오의 경우 252.1% 늘어난 12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업은 168억5000만달러로 0.1% 증가했다. 기타 서비스업은 22억1000만달러로 26.5%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직접 용지를 매입하거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그린필드 형태가 255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7.5% 증가했다. 반면 국내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방식인 M&A는 15.8% 줄어든 75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중국發 투자 늘었다…“외투 친화적인 환경 만들겠다” 국내 투자에 가장 관심을 보인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 투자자들은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60억6000만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다. 중국이 277.3% 늘어난 55억4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두 국가 모두 연간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의 투자는 62억3000만달러로 32.9% 줄었고, 미국도 45억7000만달러로 23.5%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첨단산업 및 소재·부품·장비 투자(소부장) 확대로 공급망 안정화 효과가 생겼고, 그린필드 투자로 생산·고용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특히 첨단산업 및 소부장 분야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서비스 분야보다 제조업 분야 투자가 더 많이 증가해 국내 산업 고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한외국상의와 외국인투자기업 대표들은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이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안 장관은 “최근 대내외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시스템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는 외국인 투자 친화적 환경조성 등 본연의 업무를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외국인 투자 지원제도 확대, 규제 혁신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