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해 중국 기업의 전시장을 둘러본 뒤 “그동안 중국 위협을 인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 이제는 대응을 위한 실행으로 옮길 단계가 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순항 중인 제품 구독 사업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인도에서는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CEO는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CES 전시장을 둘러본 소감과 향후 주력 사업·시장 전략 등에 관해 말했다. TCL, 하이센스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대표 기업 전시장을 둘러봤다는 조 CEO는 “중국이 내수가 어렵고 미·중 분쟁으로 큰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우면 가격경쟁력 강화, 위안화 절하 등을 무기로 들고 나올 수 있다”며 “LG전자는 기술 기반 제품 리더십, 가격 경쟁력 강화, 공급망이나 브랜드 마케팅 등 운영 전략 개선 세 꼭지로 중국에 대응할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동석한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트럼프 1기 때부터 중국산 제품은 고관세로 거의 장벽에 막혀 있었는데 최근에는 미국 시장을 조금씩 두드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TCL의 히트콤보 세탁기를 미국향 제품으로 분석했다. 이어 “중국 업체를 심층분석한 결과 제조원가를 절감해 경쟁력을 강화할 벤치마킹 요소를 많이 찾아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 가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LG전자는 앞으로 구독사업을 꾸준히 관리, 확장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지난해 2조원에 육박했던 구독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이의 3배 이상으로 키우고, webOS 등 플랫폼 기반 사업의 매출은 현재(1조원)의 5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제품을 단기 구독하거나 구독을 중단하면 중고가 발생한다. 류 본부장은 “이를 회수해 세척-수리-재사용으로 이어지는 물류 사업성을 확보하려 연구 중”이라며 “당장 시기를 특정할 수 없어도 구독 사업 규모가 커지고 만기되는 제품이 늘어나면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조 CEO는 “경쟁회사가 오히려 시장을 키울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며 4000명 이상의 케어 매니저 등 자사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LG전자 가전은 전 제품이 인도 내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 CEO는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다”며 “에어컨 보급률이 채 10%도 안 되고, 인구의 70% 이상이 냉장고, 세탁기 없이 사는 인도 사람들에게 (제품을) 보급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 국민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는 조 CEO는 “인도법인 IPO는 시장 잠재력을 보고 하는 것이고 자금 유입은 부가적“이라며 “인도가 1인당 소득은 낮아도 현지 인재를 확보하고 싶고 많은 공장도 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인도법인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상장을 공식화했다. 통상 DRHP 심사에 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해 LG전자의 인도증시 상장은 올해 4∼5월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라스베이거스=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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