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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저성장 고착화 걱정…돈 풀어서 경기 살려야"[금통위poll②]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1-13 07:39:50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매우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유럽 등도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 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내수 부진도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기준금리 인하 등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과 정치적 불안 해소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향후 국내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는 '트럼프 2기 정책'이 가장 많이 꼽혔다.
트럼프 정책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가팔라질 경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외에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환율, 내수 부진, 국내 정치 불안 등이 주요 변수로 꼽혔다.
환율의 경우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경우 충분한 경기 대응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평가다.


경기 회복하려면 추경 편성하고 금리 인하해야…중장기적으로는 구조개혁 필요

아시아경제가 지난 6~10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12명(복수응답),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8명이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재정 조기 집행과 함께 추경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야당은 추경을 조기 집행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경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중립금리 추정 범위인 2.25~2.75%에 도달한 이후에는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고 추경 등 정부 정책과의 공조를 통해 경기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0조원 규모의 추경과 기준금리 75bp(1bp=0.01%포인트) 인하 등 재정과 통화정책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며 "이에 더해 수출기업 지원 방안 및 대미 교육 관련 외교적 대응 등을 통해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구조개혁(5명), 국내 정치 불안 해소(4명), 통상 관련 외교적 대응(2명), 글로벌 수요 회복(1명)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회복을 위해 단기적으로 특별한 모수는 없다"며 "저성장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면서도 "한국은 인적자원이 경제 성장의 핵심인 국가"라며 "적극적인 규제 완화, 고용 시간과 해고, 채용의 유연화 등 구조개혁 없이 장기적인 성장률 하락 추세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섣부른 거시확대 정책보다는 정치 안정 등 경제 외적 요인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장기적 과제로는 국내 구조적 불균형과 노령화 대응을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석태 SG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안과 이에 따른 내수 부진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정치 불안에 따른 경기 위축 심리를 제어하는 것은 탄핵 심판과 신정부 출범 때까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통화정책 최대 변수 '트럼프 2기 정책'…"수출 국가 한국, 美 관세 정책 영향 크다"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변수로는 '트럼프 2기 정책'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9명(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국으로서 미국의 관세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트럼프 관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난 이후 이에 대응해 중국, 유럽 등도 대응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세 주요 경제 권역이 모두 한국에는 주요 수출 대상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가장 핵심은 트럼프 정책의 향방"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7명), 환율(7명), 내수 부진(6명), 국내 정치 불안(4명), 미국 금리 인하 시점(3명) 등도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꼽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정책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가팔라질 경우 통화 및 재정 완화 정책의 시행이 어려워져 경기 하방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안은 내수 부진 및 성장률 둔화를 자극하지만 환율 상승 등 금융 불안 자극 요인이기도 하다"며 "향후 금리 인하 명분에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느냐가 관건이지만 환율보다 성장 둔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변수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과 트럼프 정책을 꼽으며 "지난해 11월 금통위 이후 국내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은 경기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했다"며 "환율, 금융안정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경기하방 리스크 확대에 따라 통화정책 대응을 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가 새로운 통화정책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2% 초반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금융안정에 대한 위험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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