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 정책자금대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 원장은 14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국내 은행권의 자체 재원을 활용한 정책자금대출(디딤돌·버팀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은행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산쏠림 리스크와 건전성 악화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자체 재원 정책자금대출 규모는 2022년 말 24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69조5000억원으로 180.8% 늘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은행의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한 뒤 일정 한도 내에서 기금이 이차보전을 해주는 구조인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대내외 시장불안 요인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예상을 크게 상회한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가 급격히 약화되며 환율·시장금리 불안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번주 이후에도 15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16일 금통위, 20일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중요한 이벤트를 앞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금융안정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법원이 추진 중인 미래등기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 과정의 혼선이 우려된다"며 "금융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은행권, 관련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