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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MBK 부회장 "최윤범 회장 CEO서 용퇴, '핀포인트' 조건만 넘으면 돼"[인터뷰]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1-15 07:34:10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 연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2대 주주인 최씨 가문과 합의하고 싶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남지 않는다는 '핀포인트(pin point)' 조건만 넘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고려아연 내부 동요 및 인력 이탈 우려와 관련, "고려아연은 1900여명이 13조원가량의 매출을 내는 엄청난 부가가치의 회사"라며 "현 임직원분들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MBK 사무실에서 김 부회장을 만나 이번 주총 핵심 쟁점과 향후 대응계획 등을 들어봤다.



-현재 지분경쟁에서는 우위에 있다.

우리가 의결권 기준 46.7%. 최 회장 쪽은 우호지분이 있다고 하는데 이게 얼마나 단단한지는 직접 봐야 안다.
저쪽은 40% 안팎이다.


-국민연금이나 다른 주주들의 표심은 어떻게 보나

임시주총 앞두고 접촉해 보는 데 다들 고민 많으시다.
국민연금의 결정이 가장 두렵다.
ISS 다음으로 임팩트가 있는 게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결정이다.
어떻게 결론 날지 모르지만, 국민연금이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고려아연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 투자자가 됐다는 의미다.
운용사에 맡겼던 3% 지분은 팔았고, 남아 있는 대부분은 고유계정으로 가진 지분(4.51%)으로 패시브 정책을 따라가는 자금이다.
장기적 시각에서 고민할 것이다.
분쟁 양측이 지금 다 합치면 87.5% 정도다.
일반 주주가 국민연금 포함 12.5%다.
우리가 현재 46.7%인데 일반주주(12.5%)의 절반만 손들어줘도 과반수다.


-집중투표제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중요하다

두 개의 관문이 있다.
하나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 이것은 가처분 대상이 아니다.
이건 '프록시 파이트(proxy fight·위임장 쟁탈전)' 대상이다.
두 번째는 정관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뽑을 것인지 안건을 상정하는 건이 가처분 대상이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에서 다 이겨야 한다.
정관개정도 해야 하고 가처분도 이겨야 한다.
우리는 둘 중 하나만 이기면 된다.


-오는 23일 주총에서 격돌할 지점을 미리 짚어본다면

초반에 승부가 날 것이다.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에서 승부의 70%가 결정된다.
물론 주주총회 가기 전에 가처분 결정이 난다.
그때 이미 승부의 한 절반은 결정이 된다.
가처분에서 우리가 이기면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집중 투표가 아닌 단순 투표를 한다.
가처분에서 우리가 지면, 주총 첫 번째 안건이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정관 개정안이 통과되면 집중투표방식으로 이사를 뽑게 되는데, 최 회장 측과 우리 쪽의 기계적인 나눠 먹기가 된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MBK의 고려아연 M&A가 외국인 투자 범위에 해당하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의 주요주주(김병주 회장)가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해봤는지.

제가 듣기로는 입법조사처가 질의를 받고, 직접 판단할 사항은 아니고 산업부에서 판단할 사항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입법조사처는 정책적인 제안을 하는 곳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 질의할 곳은 아니다.
왜 거기다 물어봤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외국인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이제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다 외국 자금을 받는다.
한앤컴퍼니, IMM 등
다 외국 자금을 받고 있다.
MBK는 한국 법인이고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나 김병주 회장이 이번 고려아연 건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나

투심위에서는 모두 1인 1표다.
그다음에 김병주 회장이 일종의 네거티브(negative)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
CRO(최고 리스크관리 책임자) 같은 개념이다.
네거티브 비토권은 투심위에서 부결된 내용을 가결로 바꿀 수는 없다.
반대로 가결됐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리스크가 있다고 보면 비토할 수 있다.
펀드 하나에 10~12개 기업에 투자하는 데 실패하면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리스크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그 정도 역할이다.
그 부분을 가지고 김병주 회장이 지배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우리 영문 명함에는 회장도 저도 모두 파트너다.
한국에서는 파트너라고 부르면 영업하기가 어려워서 회장, 부회장 직함을 쓸 뿐이다.



-고려아연 M&A로 일부 한국 출자자(LP)들, 재계로부터 눈총을 좀 받고 있지 않나

체감상으로 눈총을 받는 건 없다.
국내 LP 출자에 저희가 몇 군데 응모했다가 떨어진 경우는 있지만, 우리가 전에 자금을 받던 곳에서 못 받고 그런 것은 아니다.
새로운 LP들로부터 자금을 받으려고 도전했는데 안 된 것이다.
MBK의 투자 운용전략은 한·중·일이고, 펀드의 투자 조건도 약간 다르다.
그래서 국내 운용사(GP)들에 익숙한 LP 중에서 접근이 안 되는 LP들이 좀 있다.
고려아연 딜 때문은 아니다.
재벌과의 관계도 변함이 없다.
현재 재벌기업과 딜 진행하는 것들도 있다.
그리고 사실 저희와 협력한 영풍도 재벌이다.
영풍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일부 최 회장님과 가까운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MBK가 고려아연 현 경영진보다 더 잘 경영할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 좋은 회사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길게 보면 지난 3년, 짧게 보면 지난 2년 동안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이그니오 투자, 원아시아 투자, 주식공개매수, 일반공모 유상증자 등 잡음이 다 나왔다.
회사로서는 불편한 리스크다.
그것은 최윤범 회장이라는 딱 하나의 원인에서 나온 것이다.
기존 임직원들이 걱정하시고 불안할 수 있다.
우리가 더 많이 소통하고 설명해야 한다.
제가 주주 서한에서 분명히 했듯이 최 씨, 장 씨 양쪽 가문 모두 다 경영에서 물러나자는 취지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있는 전문 경영진을 중심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실제 업무를 하시는 임직원분들은 별 차이를 못 느끼실 것이다.
본인들의 보스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회사의
어떤 전략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평판이나 재무 건전성, 인력 및 기술 경쟁력 손실이 있었다고 본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거치면서 부채도 쌓이고, 이자 부담도 늘었다.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고려아연은 약 1900명이 13조 매출을 내는 회사다.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여기
임직원분들은 뭐 그냥 단순히 한국 업계 최고가 아니라 사실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잘 대우해 드려야 한다.
요즘은 이쪽 분야 기술자 찾기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더 그렇다.
재무건전성 부분에서는 부채 2조가 지금 올라가 있다.
그런데도 이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 수소, 자원재활용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해야 한다.
부채가 많다고 안 할 수는 없다.
단기적으로는
부채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1조원 안팎이라 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좀 더 정돈된 투자활동을 해야 한다.
현재 회사가 향후 5년간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는데, 그중에서 시급하지 않은 두 가지 분야가 있다.
하나는 전기차 캐즘 (일시적인 수요 정체) 때문에 동박 공장을 지어 놓고도 지금 돌리지 못하고 있다.
공장 짓는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신재생 에너지 부분에서 수소 관련 투자도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원아시아PE와 이그니오 투자에 대해서 처음부터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런 투자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한마디로 원아시아 투자는 이사회 통제를 받지 않은 투자였기 때문에 문제다.
5600억원이라는 거금을 이사회가 사전적으로도 사후적으로도 통제를 안 했다.
이런 이사회를
그냥 두면 또 한다.
이그니오 투자는 처음에는 고가 매수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무능함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런데 저희가 장부 열람 청구권 소송을 해서 자료를 받을수록 고가매수가 아니라 사실은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으로 1
00배 투자 수익을 남긴 사람이 존재하는데, 다 사모펀드고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슈는 고가매수에서 돈의 흐름으로 바뀐 것이다.
시작할 때보다 주제가 약간 더 심각해진 상황이다.


-고려아연 내부에서는 제련이라는 동종업을 영위하는 영풍의 경영성과가 부진한데, 건실한 고려아연 경영을 맡는다는 생각에 반발이 있다.
경영권을 갖게 되면 최종적으로 누가 경영하는 것인가. MBK인가 영풍인가.

-영풍에서 고려아연으로 어떤 임원도 오지 않는다.
그건 약속된 사항이다.
어느 날 갑자기 영풍 임원이 넘어오는 그런 일은 없다.
영풍은 이사회에만 참석한다.


-그럼 MBK랑 영풍 사이의 관계에서 최종 경영권은 MBK가 가진다는 것인가

경영권을 공동으로 갖는 건 맞다.
그런데 경영권에는 여러 측면이 있다.
일상 경영은 회사의 전문 경영인들이 한다.
그들에 대한
인사권을 누가 가질 것이냐. 그것은 사실 주주의 권리다.
주주의 힘이고 이사회의 힘이다.
인사권에 대한 리드는 MBK가 한다.
그래서 영풍이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영풍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고, 고려아연에 지금 계신 분들의 걱정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울산에 계신 분들이 굉장히 잘해오고 계시는데 그걸 굳이 흔들어서 아무런 이득이 없다.


-지분경쟁에서 MBK가 승리해도 최 회장은 여전히 2대 주주, 주요주주다.

우리는 2대 주주 그룹과 협의해서 합의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왜냐하면 이번 임시주총에서 누가 이기든 우리도 그대로 있고 최씨 가문도 그대로다.
어쨌든 합의해야 한다.
그런데 서로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최 회장님이 계속 CEO로 남아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 허들만 넘으면 된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고려아연의 경영과 관련한 최씨 가문의 역할만 문제 삼았다.
정확히 최윤범 회장님이다.
나머지 최씨 가문 분들에 대해서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 제기한 바가 없다.
이것은 의도된 것이다.
이 모든 일의 끝에 여전히 20% 블록은 최씨 가문이 가지고 있다.
무슨 세력 다툼처럼 다 밀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최씨 가문에서도 훌륭한 경영자들이 많으셨다.
실제로 선대 회장님들이 훌륭한 분들이셨다.
기술과 경영 관리 측면에서 큰 업적을 남기셨다.
하지만 아버지나 삼촌이 경영을 잘하셨다는 이유로 아들이나 조카가 무조건 잘한다고 보지 않는다.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다.


-최윤범 회장과의 합의 가능성은

중간에 여러 사람이 있어서 서로 생각을 알고 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뭔지 저쪽에서 안다.
그런데 그 첫 번째 스텝을 못 떼는 것 뿐이다.
서로 뻔히 알고 있다.
약간의 견해차는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원칙을 세우면 다 협의할 수 있고 협상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최 회장이 계속해서 CEO로 회사를 이끄는 부분이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할 경우 추가 계획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이사 수를 넣을 수 없다.
그러면 이제 이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과반을 점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계속 정기주총까지 나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 쪽이 얼마나 올렸느냐도 중요하지만, 저쪽 이사가 얼마가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한 분이 사표 내고 현재 12명이다.
그중에서 10명이 그동안 최 회장과 같은 방향으로 투표했다.
그런데 이분들의 임기가 이번 3월 정기주총과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다 만료된다.
이분들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끈기 있게 버텨야 한다.
집중투표를 하면 무조건 우리가 한 석 내지 두 석 더 많이 낼 수 있다.
지분율 차이가 있으니까. 그러면 들어가는 사람은 항상 우리가 저쪽보다 많다.
그러면 빼기만 잘하면 된다.
분쟁 상황은 최장 2026년 3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


-현재 6호 펀드를 통해서 인수한 후,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서 고려아연 투자를 옮겨 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

맞다.
이론적으로는 저희가 12년짜리(10년 플러스 2년) 펀드니까 12년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향후 5년 정도 지나면 이익이 꽤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그때가 되면 LP들도 다 입장이 달라진다.
더 길게 재투자하고 싶은 LP도 있고 빨리 회수하고 싶은 LP도 있다.
그럴 때 우리가 많이 쓰는 방법이 말씀하신 컨티뉴에이션 펀드다.
고려아연은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주주 환원율이 절대 낮지 않다.
배당률도 좋은 회사다.
전기차의 핵심 소재를 다루는 회사로 변모하면, 밸류에이션이 달라질 것이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원료를 얻고 전기차 소재를 생산하니까 굉장히 환경친화적이다.
게다가 금과 은 생산을 무척 잘한다.
지금 이 회사가 EBITDA 대비 9~10배 평가를 받는데 동종 업계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한 13~14배를 받는다.
비교그룹은 그냥 아연과 금·은을 만드는 회사들이고 전기차 소재는 또 배수가 달라진다.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10년 뒤 고려아연을 다시 인수할 후보군으로 국내 대기업 그룹사를 거론했다.
교감이나 관심 갖는 회사가 있나

-10년 후에 우리 기업들, 한국의 산업이 살아남으려면 디지털 혁명 아래 신산업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전기차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전기차 소재 분야에서 고려아연은 굉장히 주목받는 회사가 될 것이다.
수익성도 좋다.
그러면 한국의 대기업 집단에서 사업재편을 위한 엔진으로 쓸 만한 회사가 된다.
우리는 고려아연 상장 폐지를 안 할 것이다.
그래야 대기업에서 가져가기 쉽기 때문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1989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24기로 수료한 뒤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인수·합병(M&A) 변호사로 활약했다.
2005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에 합류한 뒤 한미캐피탈, 롯데카드, 홈플러스, 오스템임플란트 등에 투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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