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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고려아연 최윤범, 경영권 분쟁 승리…'위법 주총' 논란 불씨 여전
더팩트 기사제공: 2025-01-26 00:07:06

에이피알 사업 포트폴리오 편중이 심화 우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 영풍·MBK, 상호주 제한에 의결권 행사 막혀...치열한 법정 다툼 전망

-지난 23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는데요.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를 지켰네요.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12일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는데요.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 경쟁, 최 회장 측의 유상증자 계획 발표·철회, 그리고 여러 건의 법원 가처분 판단 등 우여곡절 끝에 임시 주총이 열렸습니다. 결과로 따지면 최 회장 측이 지분율로는 약 7% 뒤졌지만 이사회를 온전히 지켜 이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분율 약 40%인 영풍·MBK 연합 측은 1명도 이사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고려아연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영풍·MBK 연합은 법정 다툼을 예고했네요. 우선 주총이 열리기 몇 시간 전 고려아연 측 배포 자료가 파장이 컸죠.

-주총 전날인 22일 늦은 오후 고려아연은 자료를 배포하며 손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3%를 취득했고, 상법상 상호주 관계가 되면서 영풍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약 25%)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SMC가 고려아연 손자회사지만 지분 100%를 보유해 상법상 자회사이기에 고려아연에서 SMC로, SMC에서 영풍으로, 영풍에서 다시 고려아연인 일종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는 주장입니다. 상법상 A사 자회사가 B사 주식 10%를 초과해 보유하면 B사가 갖는 A사 의결권은 제한됩니다.

-집중투표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제동을 걸 수 있었던 영풍·MBK 연합에 의결권 제한은 날벼락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영풍·MBK 연합은 의결권 제한 규정이 국내법인이며 주식회사에만 적용되기에 호주 법인인 SMC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영풍 지분을 취득했다고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개혁 대상으로 언급되는 순환출자를 고려아연이 스스로 만드는 등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풍 측은 주총 당일 의결권 제한이 본격화되자 '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의장인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은 상법에 따른 것이라고 했고, 의결권 제한 상태에서 안건 상정이 시작됐습니다.

-현장에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등도 참석했는데요. 어떤 입장이었나요?

-김 부회장은 직접 취재진들을 만나 의결권 제한 위법성을 강조했는데요. 오후 7시 50분쯤 발언 기회를 얻은 김 부회장은 마음이 아프고 힘든 날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의결권 제한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박기덕 의장과도 신경전이 있었는데요. 김 부 회장이 "여기에 있는 고려아연 임원분들이 부끄럽다"라고 말하자 박 의장은 "짧게 해달라"고 말을 끊고자 했고, 이에 김 부회장이 "그런 말씀하는 분도 부끄럽다"라고 받아쳤습니다. 김 부회장은 의사진행에 의미가 없다며 주총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퇴장했습니다.

-상호주 제한 카드가 최 회장에게는 '묘수'였고, 영풍·MBK 연합에게는 '꼼수'였는데요. 영풍 의결권 제한 상황에서 어떤 안건이 통과됐나요.

-영풍·MBK 연합보다 지분율에 밀리는 최 회장 측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집중투표제가 출석 의결권 기준 75.2%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주고 원하는 후보에 몰아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소수 주주에게 유리한 제도인 셈입니다. 법원 판단으로 이번 임시 주총이 아닌 오는 3월 정기 주총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영풍·MBK 연합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이사 수 상한을 19인 제한 안건도 통과됐습니다. 반면 영풍·MBK 연합이 추진한 집행임원제는 부결됐습니다.

-향후 법정 다툼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짚어주시죠.

-최 회장 측은 화해 제스처를 보냈으나 결국 법적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영풍·MBK 연합은 SMC가 사업 목적 없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영풍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최 회장과 박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SMC 주식 취득을 중지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형사 조치뿐만 아니라 주총 결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할 전망입니다. 국가기간산업을 위해서라도 양측이 한 발짝 양보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사업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에이피알 팝업스토에서 현지인이 제품을 체험 중인 모습. /에이피알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사업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에이피알 팝업스토에서 현지인이 제품을 체험 중인 모습. /에이피알

◆ 에이피알 '황금알' 뷰티기기, '양날의 검' 된 까닭

-홈 뷰티 디바이스(기기) 사업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에이피알의 사업 포트폴리오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구요.

-네. 에이피알은 글로벌 시장에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누적 300만대 이상 판매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요. 현재 '황금알'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사업이 향후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옵니다. 에이피알의 사업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이피알 사업보고서를 보면 뷰티 디바이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회사 전체 매출에서 해당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2년까지 30.2%였던 디바이스 사업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43.8%까지 늘어났습니다. 디바이스와 함께 사용하는 화장품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해 에이피알 전체 사업에서 뷰티 부문(디바이스+화장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0% 이상입니다.

-잘 나가는 사업 아이템을 키워 주력 매출원으로 삼으면 좋은 일 아닌가요?

-문제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탓에 경쟁 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자 뷰티기업은 물론이고 IT, 제약, 헬스케어 등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인데요. LG전자,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달바, 세라젬 등 중소·중견기업들도 시장에 대거 가세 중입니다. 경쟁 제품이 많아지다보니 가격도 에이피알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는 추세이고요. 일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렌털 서비스를 내놓는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 차별화가 쉽지 않은 시장에서 에이피알이 점유율 우위를 빼앗길 경우 전체 실적에도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에이피알이 운영 중인 다른 사업은 없나요?

-브랜드 '널디'로 대표되는 패션사업과 '포토그레이'라는 셀프 포토 스튜디오 사업을 운영 중이기는 합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브랜드 널디의 경우 에이피알이 중국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를 꾀했지만 현지 소비가 위축되면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진출 당시 현지 매장 100개 오픈이 목표였지만 지금 운영 중인 매장은 50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피알의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나요? 지난해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코스피 상장한 것으로 아는데요.

-네.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에이피알 주가는 공모가 기준 1주당 25만원이었습니다. 상장 이후 한때 1주당 40만원까지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후 다시 20만원대로 내려온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에이피알은 자체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5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데 이어 최근 600억원대의 자사주 소각에도 나섰습니다. 에이피알의 이같은 노력에도 주가는 아직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집중하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 성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필수재가 아닌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꺼지면 시장도 꺾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이 많아지면서 기술적으로 차별화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시장은 에이피알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통해 이 같은 일각의 우려들을 불식시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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