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용지폐, 작품 촬영 끝난 후 반드시 폐기해야 위조지폐가 유통될 가능성 원천 차단 위한 조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 2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가운데, 작품 속 상징적 요소로 등장한 456억원 돼지저금통과 그 안의 소품용 지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오징어게임 시즌2 장면. 거대 돼지저금통에 상금이 쌓이고 있다. 넷플릭스 |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에 사용된 소품용 화폐는 국내 드라마 역사상 최대 규모로 제작된 모조 지폐였다. 시즌 1과 시즌 2 촬영을 위해 총 5만 원권 100만 장, 약 500억 원어치가 동원되었다. 소품용 화폐를 제작하려면 한국은행의 철저한 관리와 승인이 필수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용으로 모조 지폐를 사용하려는 제작사는 반드시 한국은행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모조품 사용 기간, 사용처, 제작할 화폐의 종류와 수량, 재질, 인쇄 방식, 시안 등이 상세히 포함된다. 심지어 유튜브나 SNS용 촬영이라도 예외 없이 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승인 후에는 제작사가 인쇄 업체를 선정해 모조 지폐를 제작하고, 완성된 지폐는 한국은행의 검수를 한 차례 더 거친다. 이는 실제 화폐와 혼동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엄격한 조치다. 모조 지폐는 작품 촬영이 끝난 후 반드시 폐기해야 하며, 다른 작품에 재사용할 수 없다. 이는 위조지폐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폐기 절차는 한국은행 담당자가 직접 현장에서 참관하며, 모든 모조 지폐는 파쇄기를 통해 전량 폐기된다. ‘오징어게임’의 경우 시즌 1 촬영 후 모든 모조 지폐가 폐기됐다. 시즌 2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지폐 역시 촬영 후 전량 파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에 사용된 모조 지폐의 양이 워낙 많아 폐기 과정도 큰 규모로 진행됐다. 차량을 동원해 2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모조 지폐는 철저히 관리되지만 촬영 과정에서 도난이나 유실 사고가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지폐가 공중에 뿌려지는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자주 사용되며, 이러한 장면에서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제작사 사무실에 보관된 모조 지폐를 방문객이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촬영 중 던져진 지폐가 유실된 후 편의점 등에서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한 단역 배우가 드라마 소품용으로 제작된 5만 원권 지폐를 사용하다 적발됐고, 2019년에는 소품용 달러 지폐를 택시 요금으로 지불한 남성이 수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 SBS TV '쩐의 전쟁' 캡처 | 최근 들어 위조지폐 유통 방식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찰은 5만 원권 위조지폐 약 3억 7230만 원어치를 제작해 SNS를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판매한 20대 남성을 구속했다. 조사 결과, 그는 한 장당 2500~3500원에 위폐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SNS 등에서 위조지폐를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이를 구매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대화방에서 위조지폐 거래 정황이 포착될 경우 내용을 캡처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징어게임’ 시즌 2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작품 속 독특한 상징물인 거대한 456억 원 돼지저금통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돼지저금통에 담긴 소품용 지폐도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팬은 돼지저금통을 본떠 만든 DIY 모형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이 돼지저금통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작품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소품용 지폐에는 실제 화폐와의 차이점을 분석한 유튜브 영상들이 빠르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오징어게임’ 같은 글로벌 히트작은 엄격한 관리 아래 모조 지폐를 사용하며, 이를 통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위조지폐 악용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제작 과정부터 폐기 절차까지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위폐 유통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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