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안법·중처법 위반 여부 점검 착수
안전보건조치 의무 소홀했다면…처벌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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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지난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장에서 발생한 교각 붕괴사고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현대엔지니어링 |
[더팩트｜이중삼 기자]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장에서 발생한 교각 붕괴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나와서다. 4명은 숨졌고 6명은 다쳤다.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박상우 국토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 고용노동부·경찰청·소방청과 합동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공사 전반에 걸쳐 안전보건조치 등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고용부는 사고 원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사고 구간은 현대엔지니어링(50%)·호반산업(30%)·범양건영(20%) 컨소시엄이 공사 중인 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를 맡고 있다.
주 대표가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는 중처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서다. 중처법 제1조는 사업주·경영책임자·공무원·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6조에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중대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유해요인으로 근로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법인은 최대 50억원 이하의 벌금 부과도 가능하다. 붕괴사고 원인이 명확히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소홀로 밝혀진다면 주 대표가 중처법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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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안성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공사 현장 아래에 무너져 내린 상판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안성=박헌우 기자 |
◆처벌 핵심 사안 '안전보건조치 의무' 지켰는지 여부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는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주 대표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커질 것"이라며 "형식적인 안전보건 경영시스템(ISO45001 등)을 갖추고 있어도 현장에서 안전작업허가서 등이 제대로 작동됐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재해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제도·시스템이 없어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사현장에서 누가 더 촘촘하게 안전보건관리를 계획하고, 인원·비용을 투자하는지가 핵심이다"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안전보건체계 내재화·자율안전문화 정착·선제적 안전관리 강화라는 3대 전략목표를 수립해 관련 전략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협의체 운영·협력사 안전보건관리·위험성 평가를 통해 잠재적인 안전보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대외에 소통할 수 있는 안전보건 정책을 새롭게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붕괴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보건관리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발생 다음 날 주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냈다. 주 대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당사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8일 세종-안성 고속국도 공사 현장사무소 안전교육장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한다. 사고 관련 입장과 사고 현황,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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