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이달 들어 36.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5.8%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30.3%포인트(P)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각각 115억원, 178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평균 매수단가는 각각 4만6315원, 4만6189원으로 10%가량 평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 한달 동안 12.8% 하락했던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과 우호적인 문화 교류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국 시장 재개방은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실적과 주가에 중요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3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입자는 3억3000만명으로 넷플릭스 가입자 수 3억명을 웃돈다"며 "넷플릭스와 비슷한 조건으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501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7.0%, 34.9% 감소했다.
전년 대비 연간 제작 회차가 40.0% 줄면서 매출에 영향을 줬다.
올해는 실적 개선을 위해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작품 공급을 확대하고 인기 작품을 다수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숏폼 드라마,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한령 해제를 고려하지 않고 성장할 방안을 찾는 가운데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300억원 규모의 텐트폴 작품을 중국 OTT에 동시방영하면 약 200억원 수준의 이익이 추가로 발생한다"며 "지난해 드래곤 영업이익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간 30편 수준의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갖췄다"며 "제작 물량 내에서 글로벌 OTT와 중국 OTT에 동시방영이 가능하고, 중국 OTT를 위한 드라마를 추가로 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간 1편씩만 중국 OTT에 공급한다고 해도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충분한 동력이 되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를 100%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방송 규제기관의 허가가 필요한 '한국 신작 드라마의 중국 동시방영' 소식이 들릴 때까지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K팝 공연, 드라마, 영화 등 8년간 막혀있던 K-콘텐츠를 중국 내 유통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며 "최근 드라마 제작산업은 넷플릭스의 세력만 더욱 커지는 이슈로 혼란스러웠는 데 이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유일한 요소가 중국"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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