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측은 매장 운영을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직매입 중심의 할인점 운영 방식 특성상 영업에 차질이 있을 거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홈플러스는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신용등급이 낮아져 잠재적 자금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은 지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현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개월 내 자금 부족 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회생절차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2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면서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은 정상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영업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할인점은 백화점과 달리 직매입 중심이기 때문에, 재고 확보를 위해 현금 매입 혹은 외상 매입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유동성 악화에 따른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기적으로 영업 능력 약화가 심화될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영업력 약화는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내다 봤다.
박 연구원은 "이번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 혹은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전사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유통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최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절차와 무관하게 대형마트, SSM, 온라인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고 밝힌 만큼 산업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면서 "다만,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큰 만큼 회생절차 돌입 이후 진행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2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154개), 롯데마트(110개)로 업계 2위이나, 2023년 기준으로 영업손실 1994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수익성은 부진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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