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여성 임원 22명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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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가 채용문을 닫으면서 건설업 청년 일자리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1977년 3월 8일, 유엔이 공식적으로 '국제 여성의 날'을 지정한 지 50년 가까이 지났으나 여성을 향한 사회의 구조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대표적인 '남초업계'로 꼽히는 건설업계의 경우 '유리천장'이 더욱 견고한 분위기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 등기·미등기임원 671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22명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3.2% 수준이다.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DL이앤씨였다. DL이앤씨는 전체 임원 45명 중 4명이 여성 임원으로 8.8%의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SK에코플랜트가 전체 임원 67명 중 4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해 5.9%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은 전체 162명 임원 중 여성 임원은 12명이지만, 건설 부문에 속한 임원은 네 명뿐이다. 약 2.4%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HDC현대산업개발(4.8%), 현대건설(3.6%), 포스코이앤씨(2.9%), 대우건설(2.2%), GS건설(2.1%), 현대엔지니어링(1.7%), 롯데건설(1.7%) 등 대부분 건설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5%를 넘지 않았다.
이는 타 산업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4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6.3%로 집계됐다. 건설업계는 고작 절반 수준인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여성 임원이 적은 이유로 여성 직원의 비중이 작은 점을 꼽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산업이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여성의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 여성 임직원 비율이 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상황 속 유의미한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최초로 여성 엔지니어 출신 임원을 발탁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12월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을 선임해 주목받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건설업계도 조금씩 여성 인력이 늘어나고 있어 조금씩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