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글로벌사우스' 핵심 아세안과 경제·통상 정책협력 본격 추진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3-07 09:17:57

글로벌 '관세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세안(ASEAN)과의 경제·통상 협력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데 대응해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 시장으로의 우회 수출 및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김종철 통상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산업통상자원부 대표단은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경제·통상 싱크탱크 다이얼로그(AKTD)' 킥오프 회의와 ‘한·동남아 정책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AKTD는 한국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하는 민·관 협력 기반 경제정책 연구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 한국이 라오스에서 열린 제25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공식 제안한 바 있으며, 아세안 10개국의 싱크탱크와 협력해 역내 경제·통상 정책을 공동 연구하고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구 주제, 연구 방법, 세부 추진 일정 등을 논의했으며, 아세안 측 싱크탱크들은 AKTD를 통해 한국의 산업 발전 경험과 아세안의 성장 잠재력이 결합하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김 국장은 "AKTD가 내실 있는 활동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간 경제협력을 대표하는 정책 플랫폼이자, 아세안의 균형 있는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를 방문, 이르완 시나가(Irwan Sinaga) 양자협력국장과 면담도 진행했다.
면담에서 교역·투자, 공급망, 첨단산업 분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한국 산업부와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간 고위급 경제협력 채널인‘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촉진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맞물려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기업들의 생산 기지를 아세안으로 이전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을 구사해왔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을 활용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우회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아세안 일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통해 아세안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아세안 국가와 미국의 FTA가 추가로 이뤄지면 한국 기업들도 아세안 생산 거점을 통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길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아세안과의 경제·통상 협력 강화는 미국 관세 정책을 우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번 AKTD 출범은 이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