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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는 지금](19)캡스톤파트너스 "AI·로봇이 바꿀 세상…'뉴칼라' 창업자에 투자"

편집자주벤처캐피털(VC)은 자본시장의 최전방에서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초기 기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탓에 VC 업계도 부진을 겪고 있지만 될성부른 기업을 물색하고 키우는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업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초대형 VC에서부터 신생 VC까지 다양한 투자사를 만나 투자 전략과 스토리를 들어본다.
"앞으로 5년입니다.
그 사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기업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개인과 회사, 투자자 모두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되겠죠."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만 30년 가까운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캡스톤파트너스 사무실에서 만난 송 대표는 주목하는 산업 분야를 묻는 질문에 "AI와 로봇"이라며 "특히 생성형 AI와 휴머노이드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를 얼마나 대비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미래도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로봇 스타트업 선제 투자…"건설, 물류, 시니어케어 등 다방면 활용"

송 대표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컴퓨터공학과의 전신)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를 마치고 1988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했다.
"평생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살 줄 알았다"는 그는 1997년 캠브리지삼성파트너스로 파견돼 투자팀장을 맡게 되면서 VC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0년 MVP창업투자 설립에 참여했고, 2008년 캡스톤파트너스를 창업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018년 코스닥에 입성해 상장 VC가 됐고, 현재 20여개의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자산(AUM) 5000억원 규모 VC로 성장했다.


가장 주목하는 산업 분야도 AI와 로봇이다.
송 대표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온 뒤 10여년 만에 세상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AI도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간 작동 난도가 높아 문제가 된 로봇 분야도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휴머노이드'로 진화하고 있다.
건설 현장이나 물류센터, 시니어 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시장 변화도 예고했다.
특히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선 '플랫폼 경제에서 에이전트 경제로의 전환'을 점쳤다.
그는 "지금까지는 플랫폼 업자들이 고객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앞으로는 개인 AI 비서가 모든 일을 알아서 해주면서 플랫폼의 힘이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전환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도 AI 도입이 생산성과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캡스톤파트너스는 AI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10년대 말부터 선제적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는 투자금 대비 10배 이상의 이익을 거뒀다.
패션 쇼핑앱 최초로 'AI 기반 개인화 추천상품' 서비스를 도입한 에이블리 또한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급성장하면서, 성공적인 투자 성공 사례가 됐다.


"미래 대비하는 뉴칼라 창업자 주목…뤼튼, 라이너 등 투자"

캡스톤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은 '뉴칼라 창업자'에 집중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뉴칼라는 10년 전부터 사용해 온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계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구분 없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찾은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칼라 창업자의 조건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보유 ▲기술이 바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 ▲세상을 바꿀 욕망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능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최근 투자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국내 최대 월간활성사용자(MAU)를 보유한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다.
뤼튼은 AI 검색, 이미지 생성, 문서·웹사이트·유튜브 영상 요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포트, 자기소개서 등을 자동 완성하는 서비스도 있다.
전체 사용자 중 70%가 10~20대다.
서비스 출시 1년10개월만인 지난해 10월엔 월간활성이용자(MAU) 500만명을 돌파했다.


초개인화 정보 큐레이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너(옛 아우름플래닛)에도 투자했다.
라이너는 하이라이팅(밑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중요 정보로 선별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관련성 높은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일반 검색 외에 '학술 검색'도 지원한다.
세계 최대 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공개한 소비자 앱 순위에서 연속 2회 톱10에 등극했다.


한국의 AI 경쟁력 확보 방안과 관련해 송 대표는 "주요 대학의 AI 분야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또한 어떤 전공이든 AI를 도구로서 잘 활용하고, 그 변화를 이해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AI 분야 고급 인력 중 약 4분의 1은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로 간다.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연구개발(R&D) 자금 규모가 10분의 1 수준이고, 처우도 부족하다"며 "하지만 중국의 딥시크도 150명밖에 안 되지만 팀이 개발했다.
한정된 R&D 자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특정 분야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한국도 더 많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올해도 초기 투자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초기 투자엔 보통 5억~10억원을 투자하고, 좋은 성과를 보이면 20억~100억원의 후속 투자를 한다"며 "현재 포트폴리오가 약 150개 기업이다.
매년 새로운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를 각 10여개씩 진행하고 있다.
좋은 사람에게 투자하고, 계속해서 열심히 하는 회사를 따라가며 투자하는 것만큼 좋은 리스크 관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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