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신임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회장은 11일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과거보다 더 큰 규모의 코스닥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관투자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많은 국가가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뛰어드는 시점에 한국도 코스닥 기업의 글로벌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창업 기업이 더 많아지고 선순환이 일어나는 벤처투자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조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사례가 있지만, 현재는 3000억원으로 부족하다”며 “좀 더 발전된 펀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달 주식시장에 약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더 높은 점을 감안해 그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의 기관 투자 비중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관 투자자가 80%인 미국 나스닥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80%를 차지한다”며 “이는 기관 투자자를 소외시켜 시장에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 투자를 늘릴 방안을 곧 마련해 발표하겠다”며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VC가 코스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책적 건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투자 허용에 대해서는 “퇴직연금 자체가 안정된 자산 운용을 꾀하고 수익률이 낮더라도 리스크만 없으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고정관념을 깨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벤처펀드의 수익률이 높고 위험한 투자 대상이 아닌 오히려 안정된 투자 대상이라는 점을 설득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가입자도, 벤처 생태계도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제회, 연기금 등 신규 기관투자자(LP) 발굴과 관련해서는 “아직 VC 출자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공제회, 연기금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좋은 수익률로 펀드를 해산해온 만큼 적정한 리스크 범위 안에서 더 큰 리턴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면서 더 많은 출자자를 모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