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 발표
자녀 1인당 5억원·배우자 최대 10억원 공제
다자녀 세 부담 낮아지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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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12일 '상속세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과세 형평 제고, 공제 실효성 개선을 위해 오는 2028년부터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세종시 기획재정부 전경. /뉴시스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정부가 상속세 도입 이후 75년 만에 과세 체계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대대적 수술에 나섰다. 개편 후에는 상속인들이 받은 만큼 개별 공제가 적용된다. 다자녀 일수록 세 부담이 낮아지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상속세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과세 형평 제고, 공제 실효성 개선을 위해 오는 2028년부터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유산세 방식에서는 사망자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각 상속인이 받은 재산에 따라 개별 과세되며, 공제 방식도 변화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총 상속재산 30억원을 받는다면 현행 방식에선 일괄공제(5억원)과 배우자 공제, 자녀 1인당 5000만원씩 총 1억원의 공제를 받아 과세 대상이 24억원이 된다. 하지만 유산 취득세 방식으로 개편되면 배우자 공제 10억원 전액 공제, 배우자·자녀 합산 공제 최저한 10억원을 제외하면 10억원으로 줄어 상속세 부담이 크게 감소한다.
정부는 이달 상속세 및 증여세법 관련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올해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후속 시행령과 시행 규칙을 만들고 오는 2028년 유산취득세 방식 도입할 방침이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 실장은 "상속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아야 되느냐, 이사를 가야 되느냐, 이런 문제 제기들이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배우자의 경우에는 10억까지 어떤 제한 없이, 법정 상속과 관계없이 본인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세금 없이 상속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방식에 적용되는 최고 세율은 유산취득세 방식보다 두배 높다. 과세표준 산정 대상이 상속인이 각각 받은 재산(10억원)이 아닌 상속 전 전체 재산(30억원)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과세표준은 배우자 공제 10억원, 일괄공제 5억원을 제외한 15억원으로 최고세율은 40%(과표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상속세법의 연대 납세 방식을 손질할 계획이다. 현재의 상속세는 전체 상속세를 상속인과 수유자(유언에 따라 유증 받는 자)가 연대 납세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금액을 상속한 배우자가 자녀들의 상속세를 증여세 없이 대납해 주거나 내연녀가 받아 간 상속세를 배우자와 자녀가 대납해줘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산취득세로 전환되면 각자의 상속세에 따라 납세 의무를 지면 된다. 조세채권 확보가 어려울 경우 등 일부 사례에서만 상속인 간 연대 납세 의무가 부과된다.
이번 개편에선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우회 상속 특례도 새롭게 도입됐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위나 며느리에게 상속한 후 5년 이내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10억원을 상속하면 높은 세율이 적용되지만 사위를 거쳐 증여하면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개편 후에는 이런 경우를 비교 과세해 추과 세금 부과가 가능하다.
현재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세자 비율은 6.8% 수준이다. 그러나 유산 취득세로 전환되면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다자녀 가구는 공제 혜택을 대폭받게 된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들이 받은 재산에 따라 세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과세 형평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