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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CPI 둔화에 안도' S&P·나스닥 상승…관세 경계감은 지속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로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완화되자 빅테크 위주로 매수세가 살아났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의 여진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2.55포인트(0.2%) 하락한 4만1350.9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7.23포인트(0.49%) 오른 559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2.36포인트(1.22%) 상승한 1만7648.45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가 반등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43% 치솟았다.
미 반도체 기업 AMD는 4.16% 올랐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7.59%,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2.29% 상승했다.


지난달 CPI가 예상 밖으로 둔화하면서 주요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
시장 전망치(2.9%)를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1월(3.0%)과 비교해 상승폭이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1% 올라 역시 직전월(0.4%, 3.3%)과 전망치(0.3%, 3.2%)를 모두 밑돌았다.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짙어진 상황에서 이날 CPI 지표 둔화로 시장엔 안도감이 번졌다.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이번 CPI 둔화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운신의 폭을 보다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물가 상승으로 Fed의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이 계속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Fed는 오는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금리는 연 4.25~4.5%다.


에스피리언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브 그렉섹 투자전략·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는 "이 지표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논의가 약간 희석되고 Fed도 어느 정도 정책 유연성을 회복할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면 경제가 계속 둔화되더라도 Fed가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향후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전략가는 "오늘 예상보다 낮은 CPI 수치는 상쾌한 공기를 불어넣었지만 Fed가 금리 인하를 즉시 개시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무역·이민정책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Fed는 한 달 이상의 우호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길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도 이어진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의 여진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캐나다는 이날 오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발효에 맞대응해 13일부터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주철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도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쇠고기, 오토바이, 위스키 등 수입품 280억달러(약 41조원) 상당에 4월부터 모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EU 등의 보복 조치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 대응할 것"이라고 답하며 재보복을 예고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과 각국의 관세 정책과 함께 13일 공개될 생산자물가지수(PPI)로 쏠린다.
지난달 CPI에 이어 도매물가인 PPI 역시 둔화됐을 지가 관건이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직전월 수치(0.4%)를 하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31%,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5bp 상승한 3.99%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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