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1281억원…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
5조원 비싼 몸값 지적도…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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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낸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케이뱅크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낸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올해 세 번째 도전인 만큼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케이뱅크가 그동안 비싼 '몸값'으로 외면받았던 만큼 이번 IPO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는 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총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순이익(128억원) 대비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이던 2022년(836억원)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급격한 고객 증가가 실적 호조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321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총 고객 수는 1274만명에 달했다.
여·수신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은 28조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 증가했다. 여신은 16조2700억원으로 17.6% 늘었다.
비이자이익이 개선된 점도 눈에 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613억원으로 전년(338억원) 대비 81.4% 급증했다. 이는 운용수익 증가, 가상자산 시장 호조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확대, 체크카드 발급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낸 가운데 케이뱅크는 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한 차례 IPO를 연기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수요 예측 부진을 이유로 또 다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IPO 시장에서 케이뱅크는 '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IPO 추진 당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5조3000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케이뱅크의 수요예측으로 제시된 시가총액은 결국 3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이번엔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급증한 사용자 수에 기반한 호실적으로 이번 상장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케이뱅크는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할 것으로 점쳐진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기한이 있어서다. FI들은 2026년 7월까지 케이뱅크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6년 7월부터 10월까지 동반매각청구권 및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 추진 시 여러 절차상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의 흐름을 보면서 적절한 시점을 검토 중"이라며 "긴 작업에 들어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결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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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
다만, 금융권에선 케이뱅크가 세 번째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이자 수익뿐 아니라 업비트와 연동된 고객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추진에 나서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화가 안된 상황에서 IPO를 지금 추진하는게 맞나 싶다"며 "정치적인 안정 이후에 해도 될 듯 하다. 올해 중 안정화가 되겠지만 시장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5조원 규모의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공모가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높은 업비트 의존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0월 업비트와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연장 가능성, 종료 가능성 모두를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케이뱅크는 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신 시장 선점 통한 자산 성장 △고객기반 강화 및 건전성 제고 △Al 기반 차별화 등을 올해 경영목표 3대 전략 방향으로 세웠다.
우선 개인과 기업 시장을 양대 성장 축으로 삼아 양적으로는 고객 기반으로 확대해나가고 질적으로는 탄탄한 고객기반을 구축하면서 활동성 증대, 거래 심화를 목표로 한다.
기업 시장은 비대면 소호(Soho)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채널 다변화로 소호 대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올해 케이뱅크는 'Al powered bank' 를 비전으로 전사적인 AI 활용에 나선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IT 인프라를 성장 기반으로 AI 전환을 가속화해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해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편리하면서도 재미있는,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아울러 내부 업무 프로세스에도 AI를 도입해 업무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올해도 고객 확대와 기업대출 시장 선점을 목표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지속적인 이익 실현과 건전성 강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더욱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