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경영 일선서 물러난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14 06:00:00

건강 문제로… CA협의체 의장 사임
그룹 의사 결정 정신아 단독 체제로
포털 ‘다음’ 분사… “경쟁 심화 대응”

카카오 김범수(사진) 창업자가 건강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룹 주요 의사 결정은 당분간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체제로 이뤄지게 된다.

카카오는 13일 김 창업자가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 공동의장 자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CA협의체는 정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된다.

김 창업자는 최근 암 초기 진단을 받아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창업자는 그룹의 비전과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한다.

카카오는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그룹 쇄신을 진두지휘해 왔다.
경영쇄신위는 준법과신뢰위원회 신설, 인적 쇄신, 거버넌스 개편 등 그룹 쇄신의 기본 틀을 만들어 왔다.
회사 측은 방향성·시스템이 정리된 만큼 향후 과제는 CA협의체 산하 위원회에서 지속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리더십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카카오의 앞날에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10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카카오는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콜 차단·콜 몰아주기 혐의로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카카오는 포털서비스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 지 약 2년 만에 분사를 추진한다고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밝혔다.
카카오는 포털·검색·콘텐츠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성을 확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 별도 법인의 대표에는 양주일 콘텐츠 CIC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다음을 합병한 카카오는 2023년 5월 CIC를 설립해 다음을 운영해 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