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정부와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을 사외인사로 영입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험사 책무구조도가 도입되고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이 시행되는 등 규제리스크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내 상장 보험사들은 19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본격적인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첫 출발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이날 박성연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삼성화재는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가 2명이다.
삼성화재는 2023년 3월 대법관 출신의 김소영 사외이사를 선임해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렸다.
한화손해보험도 이날 주총을 열고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유 전 수석부원장은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일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주총을 연다.
삼성생명은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할 계획이다.
구 전 실장은 지난 1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에서 직무관련성을 이유로 삼성생명 사외이사직에 '취업제한'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지난 6일 재심사를 통해 취업이 승인됐다.
구 전 실장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문가 9인의 대담을 정리한 책인 '잘사니즘, 포용적 혁신 성장'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이 전 청장은 2021년 3월 한화생명 사외이사에 선임돼 올해로 4년차다.
21일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주총을 연다.
현대해상은 손해보험검사국과 보험감독국 등 금감원에서 10년간 몸담은 도효정 율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장봉규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 교수는 재선임한다.
DB손보는 금융위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 출신 정채웅·윤용로 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정 이사는 재정경제부 대외협력대사실 과장, 금융위 기획행정실장, 보험개발원장 등을 역임했다.
윤 이사는 금감위 부위원장, 기업은행장, 한국외환은행장을 역임했고 현재 코람코자산신탁 이사회 의장이다.
지난해 3월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사외이사로 법조·의료계 인사를 주로 영입했다.
내부통제와 의료보험 사기 등 법적 분쟁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올해는 관(官) 출신 인사가 상당수다.
정권교체 가능성과 올해 예정된 각종 정책변화와 규제리스크 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총에서 삼성화재·흥국화재·미래에셋생명 등 다수의 보험사들은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변경을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영입 기조는 조기대선 이후 네트워크 구축과 정책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관출신도 많지만 보험업 경험자도 많다"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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