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상승률 작년 비해 2배 빨라
주간 거래, 한달새 1000건→2000건
“당분간 거래 위축… 재반등할 수도
비규제 지역으로 풍선효과 가능성”
정부, 수도권 중심 가계대출 점검
전세대출 보증비율 하향 5월 시행
“숨통이 좀 트일 줄 알았는데, 번복을 하니까 황당하죠.”
서울 강남구에서 영업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는 19일 서울시와 정부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아파트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한다고 발표하자 이렇게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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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직원들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는 TV 뉴스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시와 정부가 35일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외려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서 정부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실패 탓인데 책임지는 당국자는 없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버린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만 피해자로 양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실제 격앙된 모습이었다.
이날 서초구 잠원동에 거주하는 40대 B씨는 “서초구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송파구 위례동에 사는 40대 C씨도 “본격적인 매수세가 들어오지도 않았었는데 갑자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라니 황당하다”며 “위례는 송파구로 묶여서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정책의 신뢰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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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시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서울의 상승률이 7주 만에 0.00% 보합에서 0.2%에 도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승장 때에는 15주가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주간 거래량이 1000건에서 2000건으로 뛰는 덴 4주밖에 안 걸렸다.
지난해엔 13주가 걸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강남권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정도까지의 효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권과 용산구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규제되면서 전세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수요 등은 당분간 줄고 거래 시장도 주춤할 전망”이라면서도 “서울 분양시장의 낮은 공급 진도율, 2026년 서울 준공물량 감소 등이 이어진다면 강남권 등의 매매가가 하향 조정 수준까지 끌어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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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장은 이어 “규제 지역에서의 투자 제한이 비규제 지역으로의 풍선효과를 유발하면서 강동·마포·성동구 등 인근 지역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강남 3구·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에도 시장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추가 조치를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마포·성동구 등 인근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 과열이 지속하는 곳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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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으로 지역별로 가계대출을 모니터링하고, 강남 3구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취급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금융권이 다주택자, 갭투자 관련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세대출을 조여 갭투자를 막기 위해 당초 올해 7월로 예정됐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하향(100→90%)은 5월로 앞당겨 시행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금융 등 모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요인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진·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