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1위 서울우유, 지난 20일부터 납품 중단
결제 방식, 결제 주기 단축 등 협력사 요구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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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납품업체들과의 거래가 불안정해지면서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납품업체들과의 거래가 불안정해지면서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일부 납품업체들은 대금 회수 불확실성을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다가 이후 다시 납품을 재개하는 등 혼란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대금 결제 문제로 지난 20일부터 홈플러스에 제품 공급을 잠정 중단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협상 과정에서 결제 조건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며 "20일부터 납품을 잠정 보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홈플러스에 상품대금 현금 선납 조건을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타 협력사나 입점주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 잘 설명해 이해를 구함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뚜기, 동서식품,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도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금은 다시 재개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만큼 입고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납품 관련 불안정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홈플러스의 신뢰도와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는 상황이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일단 홈플러스 측 요청으로 공급은 재개했지만 언제 또 문제가 생길지 몰라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 뿐만 아니라 온라인 배송시 필요한 소모품 납품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회사원 A씨는 "홈플러스 온라인 주문으로 냉동제품을 배송시켰는데 얼음팩 없이 제품만 와서 황당했다"며 "고객센터로 문의해보니 얼음팩 등 소모품 납품에 문제가 있어 동봉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협력사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상거래채권 지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총 4763억원의 상거래채권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매출은 성장 중"이라고도 강조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앞으로 홈플러스와 협력사 간 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우유 뿐만 아니라 현재 납품 중인 기업들도 대금 지급 방식, 결제 주기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납품업체와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처럼 납품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