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의 성지 다이소는 물론 중고매장 등이 최고 매출을 경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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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
22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연간 카드 결제금액은 지난해(1조8745억원)보다 13.9% 늘어난 2조13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과 2월 누적 카드 결제금액은 339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3144억원)보다 8.0%가량 높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중장년층과 노년층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2021년 대비 지난해 카드 결제금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연령층은 60대 이상으로 93% 증가했다.
이어 50대(64%), 40대(55%), 30대(57%), 20대 이하(30%) 순으로 늘었다.
중고시장도 인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35조원으로 몸집을 키워왔으며 올해는 4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중고거래앱인 ‘중고나라’의 중고나라 페이의 올해 2월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73%, 출시 월(2021년 8월) 대비 21배 넘게 증가하며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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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이 같은 가성비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장기화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발생한 수입 원자재 가격 증가분과 고금리로 인한 고율의 이자가 상품 가격을 밀어 올린 탓에 지출액을 늘릴 수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량을 줄이거나 더 싼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1월(2.2%)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상승세다.
이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경제 현황 및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1.5%가 1년 전보다 가계경제가 악화했다고 답했다.
소비자 10명 주 7명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셈이다.
서울 종로구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50대 오모씨는 “월급은 제자리인데 요새 물건 하나 사려면 만원, 이만원 훌쩍 넘어가니까 부담이 돼 지난해부터 다이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싼 게 비지떡이긴 하지만 가격 대비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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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제원 선임기자 |
소비자들이 알뜰해지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기초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장기 경기 침체에 부닥친 탓에 더는 버텨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식당을 폐업한 김모(38)씨는 “서울에서 요식업을 6년간 해왔고 코로나도 견뎌냈는데 손님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과 달리 물가와 배달앱 수수료가 뛰니까 이제는 더 못 버티겠다는 판단이 들어 가게를 접었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2.2% 감소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의 3.2% 감소 이후 21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어들었으며 2022년 -0.3%, 2023년 -1.5% 등으로 감소폭도 커졌다.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3개월 연속 줄다가 지난 1월 보합세를 보였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은 모두 고물가에서 비롯된다.
물가가 높으니 임대료가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니 상품 가격이 오르고, 상품 가격이 오르니 소비자들이 해외 구매,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지역상품권을 주면 그걸 생활비로 쓰고 월급으로는 해외여행 간다.
고통스럽지만 당분간 대출을 조이는 것 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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