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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가 보여준 국내 딥테크 현실 [현장메모]

“솔직히 값을 더 쳐줄 구매자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죠.”

최근에 퓨리오사AI가 미국 메타의 1조2000억원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분석은 기자 예상을 비껴갔다.

국가전략자산으로 분류될 만큼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가운데 퓨리오사AI가 자강(自强)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향후 필요한 지원 등을 이야기할 줄 알았건만 돌아온 대답이 ‘새로운 매각의 길’이었다.

계속 이야기를 듣다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수조원이 흘러들어 가는 미국과 달리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충분한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말에 달리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채명준 산업부 기자
실제로 최근 국회에 출석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그동안 약 2000억원을 투자받고 지난 8년간 여러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면서도 “최근 자금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메타가 인수 제안을 할 정도로 성공적인 스타트업조차 이 정도이니 다른 기술 스타트업의 상황은 더할 것이다.

민간이 부족하면 정부라도 과감히 나서야 하지만 미온적이다.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에 퓨리오사AI가 설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생태계 구축보다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주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리스크가 적은 GPU를 선택한 것이지만 개운치 않다.
우리 기업 상품이 우리 정부에서도 외면받는 모양새로 비칠까 걱정돼서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퓨리오사AI가 종국에 해외 매각되면 국내 스타트업에게 주는 메시지는 특히 강렬할 것이다.
‘한국은 만년 아이디어 하청업체’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에 대한 우려다.

지금 세계를 주름잡는 빅테크는 모두 태생이 스타트업이었다.
정부가 성공 가능성 높은 딥테크 산업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우리만의 성공신화를 여럿 만들어내기 바란다.
채명준 산업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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