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가 중국 증권 당국으로부터 홍콩 증시 상장을 승인받으면서 기업공개(IPO) 대어의 출현이 예고됐다.
CATL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계가 연이어 증시를 통한 '실탄'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업체로 이미 중국 증시에 상장된 CATL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홍콩에서 주식 2200만주가량을 발행할 수 있는 승인을 얻었다고 전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상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50억 달러(약 7조3000억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증권거래소 기준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CATL은 지난달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면서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헝가리에 73억 유로(약 11조5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샤오미와 비야디(BYD)도 최근 홍콩 증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1위 전기차업체 BYD는 지난 4일 유상증자를 통해 56억달러(약 8조2000억원)를 모았고, 샤오미는 24일 주식 매각을 이용해 55억달러(약 8조원)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키나 웡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샤오미의 자금 조달과 관련해 "부채감축과 인공지능(AI) 관련 연구 개발,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홍콩 항셍지수가 올해 들어 15% 넘게 오른 가운데 홍콩 상장사들이 1분기에 증시를 통해 조달한 자본 규모는 131억 달러(약 19조1000억원)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례적으로 민간 기술기업들과 간담회를 열면서 민간 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기업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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