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기술대표’ 전면 배치…56년 만에 CTO 독립 대표 선임스포츠서울 기사제공: 2025-03-26 19:22:01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동원그룹이 ‘기술경영’이라는 키워드로 경영판을 전면 개편했다.
창사 56년 만에 처음으로 기술부문을 대표 직책으로 독립시켰고, 사외이사 자리마저 공학자들로 채웠다.
기존 ‘가업+어업’ 이미지를 넘어, 2차전지·스마트항만·AI 드론 등 하이테크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다.



26일 동원그룹은 임원 인사를 통해 지주사 동원산업의 지주부문 대표이사에 김세훈 총괄임원을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95년 입사 이후 재무회계·기획관리 부서를 두루 거친 정통 ‘동원맨’이다.

지난해 무상증자와 주식 유통 확대를 주도하며 기업가치 제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동원그룹의 ‘내실 경영’을 책임지는 키맨이 됐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장인성 신임 기술부문 대표다.
베를린공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장 대표는 독일 지멘스와 현대차 생산기술센터장을 거쳐 2022년 동원에 합류한 기술통이다.

동원은 그에게 ‘기술부문 대표이사’라는 독립 타이틀을 부여했다.
그룹 최초다.
장 대표는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 ‘동원글로벌터미널 부산(DGT)’, 어군 탐지 AI 드론, 저탄소 냉동공조 설비 구축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진두지휘해왔다.
앞으로는 그룹의 기술 기반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앞서 내정된 박상진 사업부문 대표는 1998년부터 동원그룹의 주요 부서를 두루 역임한 해양수산 전문가로, 동원산업 선박의 현대화와 지속가능한 어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이사회에도 기술 DNA를 이식했다.
동원산업 사외이사에는 현대차에서 국산 엔진 ‘알파엔진’을 개발한 이현순 박사(현 중앙대 이사장)를 선임했다.
이 박사는 두산그룹에서도 CTO를 맡으며 로봇·드론 혁신을 이끈 공학계 거장이다.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배터리 분야 권위자인 UNIST 정경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리튬메탈, 전고체 배터리까지 섭렵한 정 교수의 합류로, 동원시스템즈의 2차전지 사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동원은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 출신 정용욱 대표, 듀폰코리아 출신 신동만 총괄임원을 영입해 동원시스템즈의 신사업 드라이브를 강화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기술, 경영, 기획 삼각축이 완성되면서, 그룹의 ‘신성장 3각 전략’에도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내실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했다”며 “2차전지, 스마트항만, 육상연어양식 등 기술 기반 미래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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