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인수합병 등 거래도 늘어나며 월가 근로자들이 평균 3억6000만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뉴욕주 재무부 장관실을 인용해 지난해 뉴욕시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평균 보너스가 24만4700달러(약 3억5942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18만6100달러 대비 31.5% 증가한 액수다.
WSJ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액수라고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 1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말 미국 정규직 근로자의 연간 중간소득은 6만2000달러다.
일반적인 미국 근로자 급여의 약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금융사들의 보너스 총액은 47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다만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2025년은 많은 은행가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초기 징후가 있다"며 "시장의 랠리는 사라졌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관세에 대한 우려로 금리 전망이 흐려졌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발표된 인수합병(M&A) 거래는 2066건에 불과했다.
데이비드 코스틴이 이끄는 골드만삭스 전략가 그룹은 최근 올해 완료될 거래에 대한 전망을 하향하면서 성장 목표를 25%에서 7%로 낮췄다.
전략가들은 M&A가 미국의 경제 성장, 최고경영자(CEO)의 신뢰, 금융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 같은 요소가 무역 전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보다 M&A 환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말까지 직원 2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며, 골드만삭스도 직원 수를 3~5% 감축할 계획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달 초 투자은행 부문에서 150명의 주니어 뱅커들을 해고했다.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은 "기록적인 보너스는 월가의 2024년 강력한 성과를 보여준다"면서도 "연방 정책의 중요한 변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2025년 증권 산업 일부에 대한 전망이 침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는 뉴욕시 전체 경제 활동의 약 20%를 차지한다.
WSJ는 이번 보너스로 뉴욕시 수입은 전년보다 2억7500만달러, 주 세수는 6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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