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을 늘려도 현대글로비스 실적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생산이 늘어도 한국발 수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데다,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 계약물류 성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27일 하나증권은 이같은 배경에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 16만4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완성차 해상운송(PCTC)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지만 과도하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 전체 및 미국 생산을 늘려도 한국발 수출 물량은 줄지 않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현대차·기아의 중국 제외 해외 생산대수는 254만대에서 338만대로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생산 후 수출한 물량은 156만대에서 218만대로 증가 폭(40%)이 더 컸다.
미국의 경우 도매 판매 대수는 2020년 124만대에서 지난해 185만대로 49% 증가했고, 국내 생산 후 수출 물량은 같은 기간 59만ㅇ대에서 101만대로 74%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 호조가 미국 내 생산과 한국발 수출을 함께 증가시킨 셈이다.
하나증권은 관세 등의 여파로 현대글로비스가 미국향 수출이 줄어들더라도 타지역으로 물량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봤다.
현대글로비스의 PCTC 매출액은 2020년 1조7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4조원 규모로 135%가량 증가했다.
완성차 수출 증가와 함께 수출물량 담당 비율 상승, 상품군 개선 및 환율 효과, 다른 고객사 물량 확대 등의 영향이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PCTC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타 고객사 물량을 늘리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 중 PCTC 비중은 14%인 반면 계약물류(CKD) 비중은 40%, 해외 물류 비중은 28%다"라며 "완성차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 부품을 100% 현지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CKD 물량이 늘어나고, 부품과 완성차 내륙 운송도 증가하면서 해외 물류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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