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다이소와 명품 화장품 비교 영상 인기
프라다·루이비통, 뷰티 카테고리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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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가 K-뷰티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다이소에는 약 60여개 뷰티 브랜드와 500여개의 제품이 입점돼 있다. /문화영 기자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화장품 업계에 '양극화'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가 지속되자 저렴한 다이소 화장품 찾기에 나선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며 명품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 역시 증가하고 있다. 다이소와 명품 모두 화장품에 사활을 걸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가성비' 화장품을 통해 신흥 뷰티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5000원 이하의 다양한 화장품이 입점돼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뷰티 기업들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만들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스킨케어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론칭해 다이소에 뛰어들었고 LG생활건강 역시 CNP(차앤박) 브랜드 제품에서 가격대를 낮춘 'CNP 바이 오디-티디'를 선보였다. 애경산업은 다이소 전용 브랜드 '투에딧'을 론칭했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들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현재 다이소에는 60여개의 뷰티 브랜드와 500여종의 상품이 있다. 다이소의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144%임을 고려하면 올해 더 많은 뷰티 브랜드가 다이소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다이소의 일부 제품들이 각종 SNS에서 '명품 저렴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소 몇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화장품 구매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듀프(Dupe) 소비'에 나선 것이다.
'듀프 소비'는 복제라는 뜻을 가진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에서 파생된 단어로 고물가 기조에 가성비를 좇아 대체품을 찾는 소비를 뜻한다. 고가 브랜드 상품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실제로 SNS에서 다이소와 명품 화장품의 발림성, 색깔, 지속력 등을 비교하는 영상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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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서 다이소 화장품과 명품 화장품을 비교하는 콘텐츠가 인기다. /유튜브 캡처 |
그런가 하면 럭셔리 브랜드들은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이 고조되며 '립스틱 효과(만족도는 높지만 가격이 저렴한 사치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와 '스몰 럭셔리(나를 위한 작은 사치)'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등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명품 브랜드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16~2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명품 전체 매출 신장률이 5~11%인 것과 비교하면 화장품 매출이 약 4배 높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본점에 '뷰티관'을 리뉴얼 오픈하며 향수와 고객맞춤형 스킨케어룸 등을 선보였다.
장기 불황 속 뷰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다 보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명품 브랜드 역시 늘고 있다. 프라다는 지난 2023년 화장품 라인을 론칭했으며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1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프라다 뷰티 성수'를 오픈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루이비통은 올해 코스메틱 부문을 신설한다. 이는 창립 이후 171년만이다. LVMH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846억8300만 유로로 전년대비 1.7% 감소했지만 향수와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약 2% 증가했다.
이처럼 저렴한 다이소와 럭셔리 명품 모두 화장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이 나쁘다는 공식은 이제 깨졌다"며 "다이소는 청소년을 타겟으로 하다 보니 부담 없이 화장품을 사고 싶어하는 Z세대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품은 '이미지 사업'이라 고가라고 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 생각돼 명품 화장품을 찾는 사람은 아무리 비싸도 꾸준히 찾는다"며 "명품이 이름에 걸맞은 화장품을 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돈 5000원으로 비싼 화장품과 비슷한 제품을 살 수 있는 게 다이소의 매력이라면 한편으로는 명품 옷과 가방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품을 통해 럭셔리한 느낌을 내고 싶은 마음이 소비자들 사이에 공존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관건이자 경쟁에서 살아남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