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전날 전격 주식배당을 실시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만든 '상호주 관계'를 해소하고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상호주 관계에 따라 영풍의 의결건을 제한하는 것이 합당하고, 법원도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공방을 벌이고 있어 28일 열리는 정기주총도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전날 영풍 정기 주총에서 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려아연의 해외 계열사 썬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은 10.33%에서 9.96%로 낮아진다.
SMH는 영풍 주총 기준일인 지난해 12월31일 당시 주주가 아니었기에 이번 주식 배당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로써 SMH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조건인 지분 10% 초과를 충족하지 못하게 됐고,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의 의결권이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의결권 제한을 강행할 전망이다.
전날 법원이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점을 명분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월23일 임시주총 당시 호주 계열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가 영풍 지분 10%를 사들이면서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방식을 지난 7일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하자, SMC의 영풍 지분을 모회사인 SMH에 넘기며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만들었다.
영풍·MBK 연합은 이 역시 부당하다며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SMC는 유한회사라 상법상 상호주 관계로 의결권을 제한할 수 없지만, SMH는 주식회사라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열릴 정기주주총회 역시 지난 1월 임시주총처럼 파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 속에 국민연금이 이사 수 상한 안건과 집중투표제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의 이사회 장악 경쟁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커졌다.
최 회장이 제시한 이사 수 19명 제한 안건이 통과될 경우 영풍·MBK 측은 임시주총을 자주 열면서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기 힘들어진다.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에 해당해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어 지분율이 적은 주주에게 더 유리한 집중투표제가 이미 도입된 점도 장애물이다.
매번 지분율이 높은 영풍·MBK 측이 원하는 이사들만 선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 이사들의 임기 만료까지 고려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해야 한다.
여기에 최 회장과 영풍·MBK 측의 각종 소송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초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당장 영풍·MBK 측은 전날 내린 가처분 기각에 대해서도 항고를 제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로 MBK에 대한 여론이 험악해진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잡음이 잦아지면 MBK 측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아무리 펀드의 만기가 남고 LP들이 지지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용 묘수를 찾아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