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상당의 곳간(자금)을 운용하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의 새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다음 달 중순께 결정될 예정이다.
다른 공제회보다 다소 까다로운 대의원회 의결 요건 때문에 더욱 길어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교직원공제회, 경찰공제회의 신임 CIO 선임도 지연되고 있어 주요 공제회의 투자 및 사업 구상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다음 달 중순 대의원회의를 열고 CIO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 1월 일찌감치 허장 현 CIO와 이도윤 전 노란우산공제 자본운용부장,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부문장 등 3인을 최종후보로 추렸고, 인사검증까지만 마친 단계다.
감사 선출, 결산 등과 맞물려 인선이 늦춰졌다는 후문이다.
현직인 허장 CIO의 연임이 유력한 분위기다.
그간 준수한 성과를 거뒀고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안정 위주의 인선에 힘이 실린다.
허 CIO의 임기는 지난 2월 공식 종료된 상태다.
2022년 2월부터 부임한 허 CIO는 코로나19 이후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도 4~5%대의 안정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8% 넘게 손실을 본 2022년에도 수익률 3.8%를 기록했다.
다만 대의원회 안건 의결 조건이 다른 공제회보다 까다로워 인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CIO 선임은 이사장 포함 55인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재적 대의원 3분의 2(37명)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37표 이상을 받은 사람이 없을 경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1인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해 37표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의결된다.
군인공제회나 교직원공제회는 재적 대의원(교직원공제회는 운영위원) 과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 인원 과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이미 이같은 조건에 행정공제회의 임원 인사가 여러 차례 불발된 경우도 있다.
앞서 관리이사 선임의 경우에는 6차례나 부결됐고, 김장회 현 이사장도 두 차례 선임 작업이 불발된 이후에야 40표를 득표하며 선출됐다.
경찰공제회의 CIO 선임도 지연되고 있다.
2023년 10월 한종석 전 CIO 퇴임 이후 1년이 훌쩍 넘도록 공석인 상태다.
인사위원회를 소집해야 할 이사장도 약 8개월 동안 공석이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6일 이영상 전 인천경찰청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만큼 CIO 임명 절차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제회 중 최대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교직원공제회는 내부 출신인 고재택 기금운용전략실장을 새 CIO로 지난 1월 내정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 여파로 교육부 승인 절차가 아직 진행되지 않아 지난달 16일 임기가 만료된 박만수 전 CIO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