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성예금 확보·브랜드 충성 고객 확대 전략
비금융 플랫폼 속 금융 서비스 '임베디드 금융' 사업 확산
![]() |
시중은행들이 당근·스타벅스·CJ 등과 손잡고 '협업(콜라보) 통장'을 출시해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시중은행들이 당근·스타벅스·CJ 등과 손잡고 '협업(콜라보) 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선 생활 밀착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비금융 플랫폼 속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금융'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하나은행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간편결제 사업자 '당근페이'와 함께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돼, 선착순 57만좌만 발급 가능하다.
이 통장은 당근페이의 선불충전금 '당근머니'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매월 이자도 챙길 수 있는 입출금 통장이다. 당근페이 사용 실적에 따라 최대 300만원까지 최고 연 3.0%(세전)의 금리혜택이 적용된다.
하나은행 리테일본부 관계자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당근·당근페이와 함께 지역 특화형 생활금융 상품을 출시하게 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내 지역, 내 동네의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적으로 지역 상생을 도모 할 수 있도록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전용 통장 'KB 별별통장'을 내달 1일 20만좌 한정으로 출시한다. 통장 개설 1년간 최고 연 2.0%(기본 0.1%·우대 1.9%p, 300만원 이하 세전 기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월 합산 50만원 이상을 입금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월 1매, 최대 연 12매)을 제공한다. 단, KB국민은행 계좌로 급여를 이체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해당 통장을 간편결제 수단으로 등록하고 사이렌오더로 주문하면 리워드(별)도 추가 지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종 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우리은행 역시 CJ와 'CJ페이통장'을 내달 출시한다. CJ페이 선불충전금을 우리은행 통장에 보관하는 식이다. 선불충전금은 예금자보호법에 의거해 5000만원(1억원 상향 시행일 미정)까지 지급이 보장되고 이자도 받을 수 있다.
![]() |
지난 25일 하나은행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간편결제 사업자 '당근페이'와 함께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전용 통장 'KB 별별통장'을 내달 1일 20만좌 한정으로 출시한다. /각 사 |
은행권에선 '콜라보 통장' 출시로 저원가성 예금(LCF)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낮은 금리로 조달 가능해 LCF가 많을수록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2030세대를 미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와 한도로는 은행권이 주는 혜택이 동일하고 타업권 대비 매력도가 떨어지는 만큼, 로열티가 큰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고객 유치와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는 당근머니 하나 통장, 네이버페이 머니 통장과 CJ페이 우리 통장, 모니모-KB 간편금융 통장,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통장 등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고객 확보를 위한 '임베디드 금융' 사업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 플랫폼 속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 경험에서 금융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추구한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오는 4월 삼성금융 플랫폼(모니모)에서 '모니모KB 매일이자 통장'을 선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현대제철의 온라인 철강 판매 플랫폼(에이치코어 스토어)에서 '비대면 판매론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2023년 5월 이랜드그룹의 멤버십 앱(이멤버)에서 계좌 간편결제 '이페이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매력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손님을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