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인베스트먼트가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 인수에 뛰어들었다.
폐기물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고 판단,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SK에코플랜트 측에 인수 의사를 전달하고 세부 내용과 전략을 검토 중이다.
미리 인수 의사를 밝힌 KKR과 칼라일 등과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부 중간지주사격 회사인 폐기물 매립장 운영사 '리뉴원' 지분 100%와 수처리·폐기물 자회사 리뉴어스 지분 75%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등 전자·전기 폐기물 계열사 SK테스를 제외한 환경사업부 전체를 매물로 내놓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에도 폐기물 관련 업체에 투자하면서 관련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크레딧본부(스틱크레딧)를 통해 폐기물 매립업체 '에코솔루션'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폐기물 시장의 매립단가가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선점에 나선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부 인수에 뛰어든 것도 연장선이다.
또한 폐기물 매립 및 소각, 수처리가 꾸준히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봤다.
다만 가격에는 눈높이 차이가 있다.
SK 측은 매각가로 2조원가량을 원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수처리 및 폐기물, 매립지 사업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회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모펀드(PEF) 들은 이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무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미집행약정액(드라이파우더)은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을 일으키면 더 많은 실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PE들은 2조원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있고, SK에코플랜트도 사업 재편과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이 절실하기 때문에 2조원을 다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PEF 간 경쟁이 붙더라도 SK 측이 2조원을 다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폐기물 시장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상승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PwC의 '다시 불붙는 환경 폐기물 M&A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폐기물 매립장의 경우 대기업이 진입하기 시작했던 2019~2020년 당시 톤당 단가가 12만~13만원(소각재 기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5만원대로 떨어졌다.
2022년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여파로 폐기물 발생량이 줄어들고, 충청권 3개 매립장 사업 개시에 따른 공급 과잉이 맞물린 효과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이 문을 닫고 폐기물 수요가 회복하면서 올해부터는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폐기물 처리 단가가 다시 반등하고, 민간 소각 위탁 수요가 늘면서 시장 전체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흐름에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전후방 연관사업 회사를 매입해 가치사슬을 형성하면 기업 부가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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