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기주총은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 경영권을 방어하며 승리했다.
영풍·MBK는 “이번에도 최 회장 측은 회사 재산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사적인 목적을 위해 유용하면서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반나절짜리 상호주 제한 주장이라는 기형적인 상황이 연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주총 결과에 실망감을 보이면서 “고려아연의 모든 주주들은 대한민국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이자 시가총액 15조원에 이르는 상장사의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재산이자 기본권이 특정 개인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침해된 사태를 목도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풍·MBK 공개매수 추진을 계기로 촉발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막아냈다”며 “이날 주총에서 탁월한 사업·주주환원 성과를 입증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자평했다.
이날 정기주총으로 신규 이사는 최 회장 측 5인, 영풍·MBK 측 3인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이사는 11명, 영풍·MBK 측은 4명으로 집계됐다.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인은 현재 효력정지 가처분 상태로, 최 회장 측은 법원 결정을 구해서라도 이들 효력을 되살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이날 정기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정관변경 안건까지 가결되면서 영풍·MBK의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 확보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영풍·MBK는 “4명이 이사회에 진출함으로써 교두보가 확보된 셈”이라며 “시간이 걸려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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