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경제뉴스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트럼프 상호관세 발표 임박…'무방비' 韓 산업 영향은?


美, 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상호관세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5시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5시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황지향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임박하면서 한국 산업계가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막대한 대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분야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경내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고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것과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 탓에 미국의 무역 적자가 커졌다고 강조해 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관세는 내일 발표되며, 즉시 발효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꽤 오랫동안 이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고 밝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수준의 관세를 누구에게 부과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 미국산 제품에 실질 관세가 0%에 가깝지만,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 8위(557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고율의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사실상 보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의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호관세가 추가된다면 자동차 산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상호관세가 추가된다면 자동차 산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 자동차·철강 산업 '25%+α' 관세 가능성

자동차 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347억4000만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약 707억9000만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약 101만5000대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한국GM도 약 41만대를 미국 시장에 공급했다. 이처럼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가까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어, 고율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제시된 25% 관세 부과에 큰 어려움 겪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25%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대비 약 18.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수출 손실액은 약 60억~70억달러에 이른다. 상호관세는 25% 관세 부과와 별도로 추가 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 그야말로 '관세폭탄'을 맞게 된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자동차 품목 대미 수출은 3월 한 달만 보더라도 11%대의 수출 감소가 있었다"며 "아직 관세 영향이 전체 대미 수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진 않았지만, 상호관세나 추가 관세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본격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철강 업계도 초비상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이미 발표된 관세 25%에 추가 관세가 붙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25%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 영향을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적은 반도체 업계도 상호관세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뉴시스
대미 수출 비중이 적은 반도체 업계도 상호관세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뉴시스

◆ 배터리·반도체 등 다른 산업도 살얼음

배터리 업계 역시 살얼음판에 서 있다. 관세 부과로 소재 가격이 오른다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발표한 '우리 제조 기업의 미국 관세 영향 조사'(2107개사 대상)에 따르면 국내 제조 기업의 60.3%가 미국 관세 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배터리 업종은 8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현재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 및 공급기지 확대에 속도를 내며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내 일부 라인을 현대차 전용 생산 라인으로 전환,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SDI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 제품을 양산해 미국 마이크로모빌리티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ESS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연간 4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미시간 3공장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긴장도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로 중국(32.8%)과 홍콩(18.4%), 대만(15.2%) 보다 더 낮다. 더구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생산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부담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여러 국가를 거쳐 제조한다는 점에서 관세 적용 범위와 기준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최소 25% 이상 될 것이라고 밝혔고, 국가별 상호관세가 더해지면 더욱 머리가 아파질 전망이다. 특히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미 투자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반도체법 보조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총리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총리실

◆ 한덕수 "상호관세에 긴급 지원 조치"

문제는 한국 기업들이 각각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워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점이다.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충분히 예상되지만,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상의 조사를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수준을 묻자 '동향 모니터링 중'(45.5%) 또는 '생산코스트 절감 등 자체 대응책 모색 중'(29.0%)이라고 답한 기업이 대다수였다. '대응 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20.8%에 달했다. '현지 생산이나 시장 다각화 등을 모색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9%에 그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민관 합동 제1차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 참석했다. 이들은 상호관세 부과를 비롯한 통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며 "(관세, 보조금 분야) 협상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협상과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호관세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긴급하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원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hyang@tf.co.kr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