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올해는 투자 회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지분가치 회수를 추진 중이며, 관련한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연례 서한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투자자산 일부 매각과 리캡(자본구조 재조정) 등으로 총 12억달러(약 1조7622억원)를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분배했다"며 "현재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운용 중인 자산의 공정시장가치가 20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중 상당 부분을 올해 현금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 환산 내부수익률(IRR)보다 투자금 대비 분배 현금(DPI) 지표에 신경 쓰며 더욱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장부상 수익률보다는 실제로 수익을 얼마나 빠르고 많이 회수할 수 있는지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커졌고, 최근의 불확실한 지정학적 상황까지 대두되면서 보다 '방망이를 짧게 쥐는 투자'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번 연례 서한에 따르면 MBK는 현재 바이아웃펀드 6개와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개를 운용 중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80건을 투자했다.
총 운용자산은 310억달러이며, 남은 미집행약정액(드라이 파우더)은 55억달러 이상이다.
향후 인공지능(AI)에 집중하겠다는 의향도 드러냈다.
그는 "직원들에게 '모든 사업은 AI사업'이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AI의 도입만큼 우리에게 더 큰 도전이자 기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MBK 자체에도 AI를 투자 절차에 도입하기 위한 '아테나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초기 거래 심사를 자동화하고, 실시간 분석 및 신속 실사, 포트폴리오 기업 실적 이상 징후 실시간 탐지 등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MBK의 누적 분배액은 200억달러를 웃돌아 아시아 기반 사모펀드 운용사(GP) 중 최고 수준"이라며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그리고 가장 강력한 실적을 가진 운용사로서의 영예를 지키고 아시아 최고 사모투자 운용사라는 목표를 위해 더 정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사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투자 중 하나인 홈플러스는 3월 초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전자본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그는 "회생 과정에서 여러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고, 이들 중 일부는 지분 보유자 대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복리를 고려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들을 발표했고, 개인적인 기여(사재 출연 의미)를 통해 그 책임을 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0일까지 김 회장에게 변제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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