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발표로 코스피가 다시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상호관세 충격에 탄핵 선고까지 앞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오전 9시4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6.55포인트(1.46%) 하락한 2469.3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2.47포인트(0.36%) 하락한 682.38이다.
상호관세 충격에 코스피는 재차 2500선을 이탈했다.
두 시장 모두 2%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출발했으나 이후 낙폭을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471원에 개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의 모든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키로 했고 중국 34%, 베트남 46%, 인도네시아 32%, 일본 24%, 유럽 20%, 영국 10%, 호주 10% 등이다.
예상보다 강한 관세가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강한 조치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발표 후 나스닥 시간외 선물 급락이 보여주듯이 이번 트럼프의 관세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그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제 바통은 트럼프에서 한국, 유럽, 중국 등 상대국가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넘어갔으며 주식시장은 이들의 행보에 주시하면서 단기적인 경계모드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빈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상호관세로 국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상호관세로 원화 약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귀환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원화 약세 지속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경제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달러 지수 하락에 동조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 2018년 무역분쟁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것을 고려했을 때 원화 강세의 발판이 마련되기 전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상호관세 충격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3월 중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을 몇 차례 겪으면서 선제적으로 상호관세 리스크를 일정부분 선반영해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급락은 불가피하겠으나 이번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주가 충격을 장기화, 추세적인 약세장 진입의 확률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과 상대국가간 협상에 따라 관세 수위가 낮아지는 과정에서 저점을 재차 높여가는 경로를 베이스로 상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도 "현재 시장이 반응하는 우려보다는 점차 협상이 진행되며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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