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수의계약 시공사 입찰
DL이앤씨, 두 차례 단독 참여로 유력
같은 상황 삼호가든5차, 시공사 뒤바뀐 전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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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5구역 조합은 지난 1일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오는 15일까지다. 사진은 한남5구역 재개발 일대. /황준익 기자 |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두 차례 유찰된 상황이지만 11곳의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며 한번 더 경쟁을 유도하고 나섰다. DL이앤씨의 경우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입찰 마감까지 경쟁사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전망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 조합은 지난 1일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오는 15일까지다.
입찰참여 자격은 지난해 5월, 7월 두 차례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1회 이상 참석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DL이앤씨,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 11개 건설사가 참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현장설명회를 따로 개최하지 않는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18만3707㎡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3층, 아파트 51개동, 259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5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부지 안에서도 평지가 많아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916만원을 제안해 총공사비가 1조7584억원에 달해 한남4구역보다 더 크다.
앞서 한남5구역은 지난해 1, 2차 모두 DL이앤씨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조합은 두 차례 유찰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11곳이 넘는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경쟁입찰을 유도했다.
한남5구역 한 조합원은 "다른 건설사가 들어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조합에서는 한번 더 경쟁 가능성을 열어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그동안 한남5구역 재개발을 수주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다른 경쟁사 참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오랜 시간 조합원들과 교류를 한 상황에서 다른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조합원들도 삼성, 현대가 아닌 이상 다른 건설사가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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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5구역 조합은 다음달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 의결을 받아 6월 사업시행계획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 |
하지만 한 건설사의 단독 입찰로 수주가 유력한 상황에서 뒤바뀐 사례도 있어 끝까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5차아파트의 경우 포스코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입찰하며 수주가 유력했다. 하지만 조합은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맺지 않고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건설사를 대상으로 우섭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히자 포스코이앤씨 외 삼성물산,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총회에서 조합원 투표 결과 삼성물산이 80%가 넘는 지지율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시 업계에선 입찰참여의향서까지 냈던 포스코이앤씨가 밀리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은 출혈경쟁에 따른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 한다"며 "이에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뛰어드는 것이다. 삼호가든5차 조합이 이를 잘 활용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면 단숨에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원을 돌파한다. DL이앤씨는 올해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 1건을 수주해 3993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남5구역 조합은 다음달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 의결을 받아 6월 사업시행계획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한남5구역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이 부결된 바 있다. 조합원들은 이번에 반드시 가결하겠다는 의지다.
조합은 올해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득해 2027년 하반기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