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대선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재정'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발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상반기까지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진단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탄핵 인용은 대선의 시작을 증가한다"면서 "정권 교체 가정하에 추경과 재정이 시장의 화두"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현 야당은 확장 재정정책을 선호하고 있어, 대규모 추경과 함께 정부 주도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단기적 성장 제고와 함께 재정 우려가 부각될 수 있는 만큼 금리는 상승과 하락 압력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채권시장에서 2017년 탄핵 이후와 유사한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3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상단은 각각 2.65%, 2.85%로 제시했다.
이어 수익률 커브는 장기물 금리가 상승하는 스티프닝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금리 상승 시 단기물 위주의 매수 대응"을 권고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향후 관전 포인트는 추경 규모"라며 "기준은 추경 20조원 이상이면 한국 경기 부양 모멘텀 확대될 것이고 이 경우 한국 장기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 대선 준비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공약과 지지율, 높은 환율과 금융 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2분기(4월, 5월 두 차례 예정)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시장 금리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적자 국채 발행과 같은 공급 부담, 식료품 가격 인상 등 국내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면서 국고 3년 금리는 2.4%, 국고 10년 금리는 2.6%에서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474%선에서 움직였다.
10년물 금리는 2.716%선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탄핵 인용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이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하향 안정화라는 분석도 나왔다.
CDS 프리미엄은 해당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미국발 상호관세 여파로 12·3 사태 당시 수준까지 상승한 상태다.
김병연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불확실성 해소로 한국 CDS 프리미엄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달러·원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무역분쟁 우려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는 판단"이라며 "1430~1480원의 넓은 밴드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환율 안정은 미국 고용둔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를 반영해 미 달러가 하락하고 국내 추경 집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하반기 경에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