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전일 1년5개월만에 23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는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단숨에 2400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키로 하면서 미국 증시가 급등한 영향이다.

10일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4.11포인트(4.97%) 오른 2407.8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27.83포인트(4.33%) 오른 671.22다.
증시가 단숨에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시6분 코스피200선물(최근월물)이 전일 종가 304.65포인트에서 322.20포인트로 5.76% 상승한 후 1분간 지속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급락으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한다.
환율도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38.1원 내린 1446원에 출발했다.
전일에는 1484.1원으로 마감하며 금융위기 이후 16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관세 유예 조치로 전일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7.87%, S&P500지수 9.52%, 나스닥지수는 12.16%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4년11개월 만에,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7년, 2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따른 미국 증시 급등, 원·달러 환율 급락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관세 피해 업종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5%, SK하이닉스는 11% 넘게 오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7%, 5% 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매도 행진을 지속하며 국내 증시 하락을 이끈 외국인의 귀환 여부도 주목된다.
이 연구원은 "최근 상호관세발 이슈로 인한 급락으로 코스피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로의 진입 여지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이에 따라 4월 이후 약 8조원 가량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진행될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충격은 다소 가라앉았지만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향후 협상 추이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무역백서 발표와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양국간 협상 여부가 향후 흐름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중간 갈등 양상 격화, 물가 부담 높아진 점은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90일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나 무역협상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 및 자산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하단 지지선은 확인했다"면서 "다만 여전히 미중 맞불 전쟁이 강대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0% 보편관세 및 자동차 25% 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량 감소 및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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