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등 복귀 ‘매수 사이드카’ 발동
코스닥도 5.97% 올라 680선 넘어
닛케이 9% 올라 3만4000대 회복
비트코인 8% 상승 1억2000만원대
시장 변동성 여전… 낙관은 일러
WSJ “유예만으론 신뢰 회복 안돼”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울상 짓던 국내 유가증권 시장이 모처럼 반등하며 생기를 찾았다.
미국이 대미 무역 흑자 국가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전격적으로 유예한 영향이다.
돌아올 줄 모르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와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 등 장중 급등세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일시적으로 정지되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관세 치킨게임’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
관세 유예 훈풍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전격적으로 유예하면서 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6.6% 오른 2445.0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도 전날 대비 5.97% 오른 681.79를 기록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코스닥 지수도 전날 대비 38.4포인트(5.97%) 오른 681.79를 기록했다.
이번 ‘불기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로 간밤 뉴욕 증시가 수직 상승한 영향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1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8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9.52%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2001년 1월3일(14.17%) 이후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였고, S&P500 지수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3일(11.58%)과 그달 28일(10.79%)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상호관세 유예 안도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9일간 연속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이날 3286억원을 순매수하며 간만에 국내 증시로 복귀했고 기관투자자들도 6622억원을 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5.06%)와 기아(5.25%)가 급등세를 보였고, 최근 낙폭을 키웠던 SK하이닉스(11.03%)와 삼성전자(6.42%)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 |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38.1원 내린 1446.0원으로 출발해 1456.4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까지)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다.
아시아 증시도 급반등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이날 9.13%나 올라 약 일주일 만에 3만4000대를 회복했고, 대만 자취안 지수도 전날 대비 9.30%까지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이틀 전 7만달러선으로 내려앉았던 비트코인 1개당 가격도 8.33% 오른 8만3337달러(약 1억2158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상호관세 유예국에서 빠진 중국과 미국의 관세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정부는 관세 인상과 함께 미국 기업들에 대한 무더기 제재도 단행하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안전 자산으로 여겨져 경제 위기 때 가격이 상승하는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4.34%로 전장 대비 4.26bp(1bp=0.01%포인트) 오르는 등 단기물이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대비로는 0.4%나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채 금리 상승과 주식 반등에 힘입어 달러화가 오르지 않는 것은 상호관세 유예만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 전반의 기업·소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김건호 기자, 김수미 선임기자, 도쿄=유태영 특파원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