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전략 'H-Road' 발표…"에너지 중심 성장"
2030년까지 에너지 매출 비중 21%까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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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원자력을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현대건설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 /현대건설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현대건설이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원자력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해 건설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상장 건설사 최초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중장기 성장 전략인 'H-Road(로드)'를 발표하고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사업 확대 전략과 재무 목표 및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H-로드'는 에너지 혁신을 주도하고, 기술 중심·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핵심 상품 및 본원적 경쟁력 고도화로 글로벌 건설명가 위상을 제고한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생산플랜트, 전력망 분야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의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제안하면서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력 업체와 함께 현지화 전략을 펼쳐 유럽, 미국, 오세아니아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H-Road'를 성공적으로 실행해 수주 규모를 현재 17.5조원에서 2030년 25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 신규 수주를 7조원, 매출액을 5조1000억으로 목표로 잡아 매출 비중을 현재 3%에서 21%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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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중장기 성장 전략 'H-로드'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현대건설 |
현대건설이 이처럼 에너지 사업에 공들이는 이유는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7년 104억달러에서 연평균 30%씩 커지면서 2040년 3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 가동 원전의 계속운전과 함께 SMR 개발이 가속화되며 원자력 산업의 규모와 투자가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 시장 역시 급증이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PwC 코리아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2025년 2014억달러에서 2030년 2449억달러, 2040년 3320억달러, 2050년 419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수주 성과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성과가 가시화됐고,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 부지에 홀텍과 공동으로 SMR-300 1호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진전된 협력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불가리아 신임 내각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추진을 약속받은바, 견고한 파트너십을 교두보 삼아 현대건설의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KB증권은 "강력한 시대정신에 올라타기 시작한 현대건설을 건설 업종 최선호주를 넘어 한국 원전 산업을 대표할 기업으로 추천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5500원에서 18.7% 상향한 5만4000원으로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4만2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4만4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높였다. 하나증권 역시 기존 4만원에서 5만1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