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4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PC 등 전자제품 일부를 면제하면서 투심이 살아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하며 자동차주도 크게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서 후퇴하면서 최근 이상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2.08포인트(0.78%) 오른 4만524.7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2.61포인트(0.79%) 뛴 5405.9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7.03포인트(0.64%) 상승한 1만6831.48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21% 상승했다.
지난 11일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 조치로 중국에 아이폰 생산기지를 둔 애플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이번 관세 면제를 받아냈다는 분석도 애플 주가를 밀어올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3% 올랐다.
일부 기술주는 장 초반 상승하다 하락 마감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2.22% 내렸고 아마존은 1.48% 약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부품 관세 면제 가능성에 미 완성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3.48%, 4.07%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한시 관세 면제 조치를 검토하는 특정 물품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동차 기업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캐나다, 멕시코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전환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발효했고, 다음 달 3일부터 수입 차 부품에 관세를 발효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동차 관세 발효 약 2주 만에 향후 차 부품에 부과될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마트폰이 관세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 제품이나 스마트폰 등이 관세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엔 "마음을 바꾸지 않았지만 난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며 "난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어떤 게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상호관세 면제 조치와 관련해 전날 직접 나서 "관세 예외를 발표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지 하루 만에 또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
앞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11일 스마트폰, PC,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 20개 전자제품을 미국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이 같은 관세 정책 혼선을 두고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관세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 주식과 국채 투매가 속출하고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내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관세 정책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알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행정부가 아마도 극단적인 관세 정책에서 어떤 식으로든 후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는 점진적으로 좋은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제 행정부가 공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정책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다만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증시 변동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 디렉터는 "단기적으로 반등세가 지속되려면 투자자들은 백악관으로부터 관세 유연성에 대한 신호를 계속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일일 변동성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함께 국채 시장에도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안에 세계 최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투매가 쏟아지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후퇴로 이어진 만큼 최근 이상 급등한 국채 수익률 추이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1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0bp 내린 3.8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에는 14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유나이티드 항공,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요 경제 지표도 공개된다.
16일에는 3월 소매판매, 17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확인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도 16일 예정됐다.
18일은 '성금요일'을 맞아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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