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면제에 불확실성 여전하단 시각도
채권 수익률·유가는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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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덕에 영향을 받아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AP.뉴시스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강력한 상호관세 정책을 펼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스마트폰, 컴퓨터(PC) 등 주요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업종이 급반등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른 4만524.7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같은 기간 0.79% 오른 5405.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4% 상승한 1만6831.4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이날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변덕에 흔들렸다. 3대 지수 모두 약보합 출발했다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요 전자기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대상에서 한시적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상승 전환 후 상승 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종목별로는 애플과 구글(알파벳 A)이 각각 전날보다 2.21%, 1.23% 오르면서 반도체 등 관세 품목 제외 소식에 수혜를 입었다. 또 베스트바이(2.20%), 인텔(2.89%), AMD(1.18%), 마이크론(2.11%) 등 반도체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0.20%)는 강보합권을 이어가다가 장 마감 직전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반도체 등 관세 품목 제외가 한시적인 면제이기 때문에 환호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전자제품 등을 관세 품목에 추가로 포함하겠다고 밝힌 후 애플이나 엔비디아 등 주요주들이 크게 내렸던 상태인 것은 물론, 언제 다시 관세를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일정 부분 내포돼 있어서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시적 관세 면제를 주시했다. 제드 엘러브 알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극단적인 관세 제안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점진적이지만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고, 데이브 세케라 모닝스타 미국 시장 수석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현재를 바닥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것"이라면서 "가능성은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관세 정책에 대한 자본시장 내 공포감이 다소 사그라들고 있다는 분위기는 미국 국채 수익률에서도 감지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관세 우려로 최근 1주일 사이 급등했으나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5bp(1bp=0.01%포인트) 내린 4.378%에 거래됐다. 2년물 역시 10.5bp 내린 3.849%에 그쳤다.
국제 유가는 반도체 등 관세 면제에 상승 출발했다가 약보합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상승 폭이 줄어든 결과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05% 상승한 배럴당 61.53달러에,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같은 기간 0.19% 오른 배럴당 64.88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