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최대 50%의 투자보조금이 신설된다.
정부는 용인·평택 등 반도체 클러스터가 적기에 조성될 수 있도록 기업이 부담하는 송전 선로 지중화 비용의 70%를 국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선점을 위한 재정투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했다.
반도체, 의약품 분야도 품목별 관세부과가 예고돼 있다”면서 “글로벌 통상전쟁을 맞이한 우리 기업의 ‘전력 보강’을 지원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 정부 출범 후 정책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특별법도 국회에 계류돼 있어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도체 분야 투자를 기존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늘려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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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입지·설비 신규 투자규모의 30~50% 지원되며 건당 150억원, 기업당 200억원 한도다.
중소기업은 수도권 40%·비수도권 50%, 중견기업은 수도권 30%·비수도권 40%의지원율이 적용된다.
강윤진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은 “소부장 투자보조금 신설의 반향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투자가 늘어나면 2026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늘어난) 투자 규모를 반영해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비수도권에 있는 매출액 1000억원(영업이익 100억원) 소부장 반도체 분야 중소기업이 올해 100억원을 투자할 경우 당장 올해 50억원의 투자보조금을 지원받고, 세액공제까지 합하면 2027년까지 65억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통한 반도체 저리 대출도 3조원 이상 추가 공급한다.
반도체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보증 비율도 현행 85%에서 95% 이상으로 확대하고, 한도도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린다.
반도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용인·평택 등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 비용 중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의 70%를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 100조원 이상 대규모 클러스터에 제공하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국비지원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린다.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인프라 구축 비용의 최대 50%를 국비로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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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뉴스1 |
주로 대기업이 보유한 고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증장비를 영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실제 양산 환경에 근접한 미니팹을 2031년까지 구축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혁신 역량과 글로벌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팹리스 5개사를 추가지원하고, 국산 AI반도체 조기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수요창출 중심의 트랙레코드(실적) 확보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강 심의관은 “미국 등 선진국에 있는 기업에 비해서 (우리 기업의) 레퍼런스가 부족해서 수요 기업에 납품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면서 “업체들의 트랙레코드를 대폭 지원하기 위해서 지원 사업을 크게 반영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학·연구기관 신진 석·박사 인력들에 일 경험이 될 수 있는 연수·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국내 체류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수도권에 몰린 반도체 아카데미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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