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물가가 두 달째 하락세다.
원·달러 환율이 올랐지만 국제유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원유와 같은 광산품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이달 역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수입 물가는 소비자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0.4% 내리면서 2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으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내렸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6.95원으로 지난 2월(1445.56원) 대비 0.8%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가 지난 2월 배럴당 77.92달러에서 지난달 72.49달러까지 빠지며 7.0% 큰 폭 하락해 수입 물가에 더 큰 영향을 줬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9%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4% 상승했다.
용도별로는 원재료가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3% 하락, 수입 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7%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전월 대비 1.6%, 0.9%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1.4%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9% 하락했다.
이달 역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입 물가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입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가운데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이달 들어서도 전월 평균 대비 5.4% 하락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0.3% 소폭 상승했으나 국내외 여건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어서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재까지 상황으로만 보면, 유가가 큰 폭 하락했기 때문에 이달 역시 수입 물가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개월째 이어진 수입 물가 하락은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 팀장은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관련한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에 하방 압력이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국내 생산품 가격 동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소비자물가는 농림수산품, 음식료품, 외식 서비스 등 소비재 반영이 많아 최근 산불이나 기상 여건 영향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 물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를 중심으로 6.3%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공산품은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3% 올랐다.
지난달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내렸다.
수출입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수출물량지수는 3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금액지수는 0.9% 뛰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는 기계 및 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5.1%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1.8% 올랐다.
3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3.2%)이 원유, 천연가스, 유연탄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출가격(-2.4%)보다 더 크게 내려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0.8%)와 수출물량지수(3.4%)가 모두 상승하면서 4.3% 올랐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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